‘찰나의 에너지’ 핫 전자 잡았다…망간으로 태양광 촉매 효율 10배 높여
양자점 내 망간 스핀 교환 원리 규명
수소 생산·CO₂ 전환 신기술 기대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빛을 받은 반도체에서 순간적으로 만들어지는 고에너지 전자 ‘핫 전자(hot electron)’를 화학반응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수조분의 1초 만에 사라지는 핫 전자의 에너지를 망간이 중개해 광촉매 반응으로 연결하는 원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Ultrafast Photoreduction Driven by Interfacial Spin Exchange in Manganese-Doped Quantum Dots’다.
양자점은 수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빛을 흡수하면 내부 전자가 높은 에너지 상태로 올라가 핫 전자가 생성된다. 이 전자를 다른 분자에 전달하면 태양광 기반 수소 생산이나 이산화탄소(CO₂) 전환 같은 광환원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핫 전자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에너지를 잃는 한계가 있었다. 일반적인 반도체 양자점에서는 수백 펨토초(1펨토초=1000조분의 1초) 이내에 에너지가 열로 변환돼 화학반응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스핀 교환은 전자가 가진 고유 특성인 스핀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에너지와 정보를 전달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에너지 조건에서도 광환원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펨토초 과도흡수 분광법을 이용해 전자와 에너지 이동 과정을 분석했다. 양자점 표면에 전자를 받아 환원되는 메틸비올로젠 분자를 결합한 뒤 망간이 포함된 양자점과 일반 양자점을 비교한 결과, 망간이 들어간 양자점에서는 전자 전달 속도가 기존보다 10배 이상 빨라졌다.
또 고에너지 빛과 저에너지 빛을 각각 조사하는 실험을 통해 핫 전자의 에너지가 실제 반응에 사용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고에너지 빛을 받은 양자점에서만 광환원 반응이 발생하면서 망간을 통한 핫 전자 활용 메커니즘이 입증됐다.
진호 UNIST 교수는 “기존 광촉매는 반도체와 반응 분자 사이의 에너지 준위가 맞아야 전자 전달이 가능했지만, 이번 연구는 스핀 교환을 이용해 핫 전자의 여분 에너지를 활용하면 이런 제약을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태양광 기반 수소 생산과 이산화탄소 전환을 위한 차세대 고효율 광촉매 설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에너지 준위 정렬’ 중심 광촉매 설계 방식을 넘어 ‘스핀 자유도’를 활용하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광촉매뿐 아니라 스핀트로닉스, 양자광원, 양자정보소자 등 미래 양자기술 분야에도 활용 가능성이 기대된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비군 지휘만 해도 수억원”…삼성·SK ‘꿈의 동대장’ 된 까닭
- 13호 태풍 '돌핀' 발생 임박…한반도 영향 가능성은?
- “에어컨 세게 틀어놨는데 갑자기…” 야외 주차장서 ‘펑’ 전소된 차량
- [단독 인터뷰①] ‘두 번째 한국 감독직 도전’ 포옛 “한국만 원한다”
- 밭일하던 100세 할머니 폭염에 사망...체온 42.2도
- 7년뿐인 신혼부부 특공 기회…자금 모을 때까지 혼인신고 미룬다
- 부잣집·남성일수록 ‘좋은 직장’ 갔다
- '손흥민 3경기 연속골' LAFC, 캔자스시티 대파하고 4연승 질주
- “집에 농구장도”…JYP 박진영 사는 최고급 단독주택은[누구집]
- 국세청이 털고 쑥대밭 된 체납자 집, 수리비 누구 주머니서?[세금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