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상어의 후회

방민준 2026. 7. 2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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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과 관련 없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나는 '바다의 제왕'이라 불린다. 수천만 년 동안 바다는 나의 사냥터였다. 물살의 떨림만으로 먹잇감의 위치를 읽었고, 인내 끝에 정확한 한 번의 공격으로 생존을 이어왔다. 바다는 늘 성실한 사냥꾼에게 먹이를 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그 오랜 원칙을 잊었다. 배가 고팠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배고픔을 견디기가 싫었다. 조금만 더 헤엄치면 먹잇감 물고기를 만날 수 있었지만, 나는 기다림보다 쉬운 길을 택했다. 



 



눈앞에 먹음직스러운 고기가 떠 있었다. 너무 쉽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하지만 허기가 그 의심을 밀어냈다. 나는 단 한 번도 왜 그 고기가 거기에 혼자 떠 있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덥석 물었다. 순간 입안을 꿰뚫는 차가운 쇠붙이. 몸부림칠수록 바늘은 더 깊이 박혔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나를 잡은 것은 낚싯바늘이 아니라 쉬운 길을 향한 내 마음이었다는 것을. 사실 인간은 나를 이긴 것이 아니었다. 나 스스로 자신의 조급함에 패배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사냥을 게을리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감각은 무뎌졌고, 기다림은 귀찮아졌으며, 손쉬운 먹이를 찾는 습관이 조금씩 몸에 배어 있었다. 낚싯바늘은 그 습관의 마지막 시험이었을 뿐이다.



 



골프도 다르지 않다. 코스는 늘 상냥한 얼굴로 유혹한다. 핀이 가까워 보이고, 그린을 바로 보아도 될 것 같고, 호수를 가로질러도 될 것 같다. 벙커를 넘기는 일도 쉬워 보인다. '이번만은 되겠지'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 순간, 코스는 미끼를 던진다.



무리한 드라이버 한 번, 욕심낸 투온 시도 한 번, 핀만 바라본 공격적인 샷 하나가 라운드 전체를 낚아채는 바늘이 된다. 몸부림칠수록 스코어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다.



 



좋은 골퍼는 어려운 샷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미끼를 알아보는 사람이다. 쉬워 보이는 유혹 앞에서 한 번 더 의심하고, 한 클럽 짧게 잡을 줄 알고, 돌아가는 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바다는 서두르는 상어를 시험하고, 코스는 욕심내는 골퍼를 시험한다.



나(상어)는 늦게서야 깨닫는다. 굶주림은 견딜 수 있지만, 조급함은 생존을 앗아간다는 것을.



쉬운 먹이를 탐한 순간, 나는 상어가 아니라 미끼의 포로로 전락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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