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스에 담아낸 놀라운 ‘놀런의 대서사’
외눈박이 거인-세이렌의 노래 등 신화적 장면 실감나게 구현
“고대인의 감각 극장서 체험하게”… 영화사 최초로 전편 아이맥스 촬영
벌써부터 ‘놀런의 최고작’ 평가… 캐스팅 논란 흑인배우 비중 크지않아

내달 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트로이 함락 8년 후로부터 시작한다. 오디세우스(맷 데이먼)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지만, 여전히 고향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영화는 이타카 왕국에 남겨진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의 난처한 상황과 오디세우스의 고난의 귀향길을 교차하며 그리스 대서사를 2시간 52분간 펼쳐놓는다.

형식적인 도전도 영화적 체험을 극대화하는 데에 도움을 줬다. ‘오디세이’는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편이 아이맥스 필름으로 만들어졌다. 아이맥스 필름은 디지털카메라의 3배가 넘는 해상도와 위아래로 넓은 화면비를 갖추고 있어 관객들에게 더욱 큰 몰입감을 제공한다. 놀런 감독은 “자연 현상을 신의 의지로 해석했던 고대인의 감각과 경험을 관객들이 극장에서 체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며 아이맥스 촬영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해온 감독답게 이번 영화도 컴퓨터그래픽(CG)을 최소화했다. 촬영은 그리스, 모로코,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 미국에서 진행했다. 관객은 거칠고 드넓은 망망대해, 어둠이 엄습한 동굴과 절벽 등 오디세우스가 마주하는 기항지들을 현실감 있게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고대 악기인 리라와 아울로스를 활용한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의 음악이 길고 험난한 여정에 웅장함을 더했다.
연출력만큼 인상적인 것은 각본이다. 놀런 감독은 스펙터클한 사건 속에서도 오디세우스의 인간적 고뇌를 놓치지 않는다. 영화 속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목마라는 지략을 짜낸 전략가이자 용맹한 전사이지만, 그로 인해 학살당하는 이들을 목도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영화는 여러 과거 교차 신 중에서 유독 학살을 바라보는 오디세우스의 복잡한 표정을 반복시키며 신화의 환상 이면에 존재하는 개인의 트라우마를 부각한다. 여전히 전쟁이 벌어지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개봉 전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지만 실제 영화를 보면 영향은 미미하다. 앞서 흑인 배우 루피타 뇽고가 트로이 전쟁의 불씨가 된 미녀 헬레네 역을 맡고, 성전환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남성 캐릭터인 시논을 연기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역사 고증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이야기 전체 흐름을 깰 만큼 이들의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연기도 훌륭한 편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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