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건보료 월 최고 459만→612만원, 최저 1만→2만2000원
건강보험 올해 5조 적자 전환 예상… 상한-하한액 모두 올려 재정 확충
연봉 2000만원 초과 일용직도 부과… “의료쇼핑 막을 장치도 병행돼야”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 보고된 개편안에는 초고소득 가입자가 내는 건보료 상한액을 ‘2년 전 평균 보험료’의 30배에서 40배로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가 건보료 상한선을 손보는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현행 30배 기준에선 월급이 1억2000만 원을 넘으면 아무리 많이 벌더라도 상한선에 맞춰 월 459만 원의 건보료를 똑같이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보험료를 덜 낸 최상위계층의 부담을 늘려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월 소득 1억2000만 원 이상인 가입자는 내년부터 월 최대 612만 원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 직장 가입자 7060명과 지역 가입자 1891가구가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국민건강보험법 제정 이후 26년 동안 월 소득 28만 원에 묶여 있던 하한액 기준도 매년 고시되는 최저임금과 연동해 조정된다.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월 60시간 일했을 때 받는 소득을 하한액 기준으로 삼을 방침이다.


건보 재정 적자 전환에 따라 내년도 건강보험료율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조만간 건보료 상·하한선을 확정하는 데 이어 8, 9월경 건정심을 또 열고 건보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기준인 건보료율을 정할 방침이다. 건보료율은 2024년, 2025년 2년 연속 동결됐다가 올해 7.19%로 인상됐다.
전문가들은 건보 재정 악화가 심각한 만큼 부과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면서도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막는 등 지출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저소득층의 보험료 하한액을 현실화하고 일용근로소득에 대해서도 부과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도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약제 등에 대해 건보 적용을 제외하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차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경증 환자의 과도한 의료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건보료 하한액 인상이 저소득층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백주 을지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소득 중심 부과 체계로 개편한다는 측면에서 상한액 인상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저소득층에 부과되는 건보료가 올라가면 소득 격차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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