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태구 "래퍼 역 소화하고 나니 로커 역 향한 열망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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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정'의 하시모토부터 영화 '택시운전사'의 비포장 검문소 중사,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의 태구까지 배우 엄태구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과묵하지만 강렬한 카리스마의 조폭이거나 의협심 넘치는 군인이거나, 임무에 충실한 일본 군인이었다. 낮고 허스키한 음색과 날카로운 이미지 덕에 강렬한 인물들을 주로 연기해왔던 그가 영화 '와일드씽'(손재곤 감독)에서 귀여움과 끼로 가득한 폭풍래퍼 역을 맡아 코미디 장르에 첫 도전했다.
제작발표회나 언론시사회 등 공개 행사 혹은 매체 인터뷰에서도 매번 너무 수줍어서 자주 얼굴을 붉히는 것으로 유명한 엄태구이지만 영화 '와일드씽'의 인터뷰에서는 부끄러움을 한참 내려놓고 자신이 연기한 구상구 캐릭터와 영화의 미덕에 대해 한마디라도 더 전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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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영화 '밀정'의 하시모토부터 영화 '택시운전사'의 비포장 검문소 중사,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의 태구까지 배우 엄태구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과묵하지만 강렬한 카리스마의 조폭이거나 의협심 넘치는 군인이거나, 임무에 충실한 일본 군인이었다. 낮고 허스키한 음색과 날카로운 이미지 덕에 강렬한 인물들을 주로 연기해왔던 그가 영화 '와일드씽'(손재곤 감독)에서 귀여움과 끼로 가득한 폭풍래퍼 역을 맡아 코미디 장르에 첫 도전했다.
제작발표회나 언론시사회 등 공개 행사 혹은 매체 인터뷰에서도 매번 너무 수줍어서 자주 얼굴을 붉히는 것으로 유명한 엄태구이지만 영화 '와일드씽'의 인터뷰에서는 부끄러움을 한참 내려놓고 자신이 연기한 구상구 캐릭터와 영화의 미덕에 대해 한마디라도 더 전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 엄태구는 실제 자신의 성격과는 180도 반대인 폭풍 랩을 쏟아내는 래퍼 구상구 역을 맡아 숨겨운 댄스 실력과 무한 귀여움을 선보이며 영화의 인기를 견인했다.

- 작품을 선택할 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 선택할 때 너무 망설였다. 작품을 할 때 힘들더라. 하지만 전력질주를 하며 촬영을 시작했다. 감정의 텐션을 올리는 것도 힘들었지만 코미디 장르에서 누군가를 웃긴다는 일이 정말 대단한, 엄청난 일이더라,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코미디를 처음 몸으로 접하는 것이라 온몸으로 느껴졌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이유는.
▶ 이 캐릭터를 맡게 되는 순간 캐릭터도 랩도 춤도 모든 것이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의 시간은 걸렸지만 꼭 도전해보고 싶었다.
- 폭풍래퍼 구상구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은.
▶ JYP 연습실에 가서 랩을 배우고 연습했다. JYP 캐스(KASS) 프로듀서님의 전담 지도 아래 랩을 배웠다. 춤 선생님도 JYP분이었다. 랩과 안무 보두 촬영기간까지 합치면 총 5개월 가량 연습했다. 랩을 매우 잘 하는 설정의 캐릭터는 아니어서 5개월동안 최선을 다 하면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 랩 연습 과정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었나.
▶ 캐스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쳐 주셨다. 제가 처음에는 고개를 못들고 랩을 했다. 얼굴을 가리고 한 적도 있다. 선생님이 하시는 걸 계속 흉내를 내다보니 언젠가부터 선생님이 하시는 제스추어가 저에게서도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더라. 항상 신기헀던 게 부스 안에서 선생님과 랩을 할 때는 정말 신나게 하는데 그 문만 나오면 어색해지더라. 매번 그걸 경험했다.
- 상구는 열정 과다 래퍼지만 솔로 앨범이 실패한 사연과 당시 남자 아이돌들도 찍었을 정도로 트렌드였던 노출 화보집을 찍은 과거도 있는 인물이다. 내향적 성격 때문에 화보집 장면 등을 찍을 때 부끄러워 했을 것 같다.
▶ 화보에 나온 장면 중 CG처리된 장면들도 있다. 그런데 테스트 촬영 장소가 스태프분들이 이동하시는 문 바로 앞이어서 혼자 찍는데 부끄럽기는 했다.

- 3인조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의 상대역 강동원과 박지현도 엄청난 활약을 펼쳤는데.
▶ 강동원 선배님 이야기는 이전에도 많이 했는데 정말 대단하셨다. 연습실에 가면 계속 넘어지는 연습도 하시더라. 온몸이 땀이었고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 영화를 찍는 신인 배우가 온 열정을 다 바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저에게 많은 자극이 됐고 그래서 JYP에 가서 랩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웃음) 박지현 배우는 안무 배울 때부터 자연스러운 춤선이 살아나더라. 손동작부터 달랐다. 제가 하면 체조 같았는데 지현 배우가 하면 진짜 안무 같았다. 지현 씨가 장난도 많이 쳐줘서 연습할 때 재미있게 했다.
- 시사회 당시 자신의 캐릭터가 아니었다면 맡아 보고 싶은 캐릭터로 다들 최성곤을 꼽았는데.
▶ 대본을 봤을 때부터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최성곤이었다. 오정세 선배님과 완성된 영화를 둘이 나란히 앉아서 봤다. 평소 배우들은 자신의 영화를 보면서 잘 안웃는다. 저도 잘 안웃는다. 영화 내내 정세 선배님도 저도 서로 웃지 않았다. 그런데 뉴트라이앵글에서 선배님이 등장할 때 웃음이 터졌다. 대본에서도 내용을 알았고 1차 편집본 때도 웃지 않았는데 본편 영화를 보니 최성곤은 정말 웃기더라.
- 그동안 필모그래피 중 엄태구가 가장 귀여움을 많이 표현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 우리 안무 선생님이 너무 대단하셨다. 배우마다 동작을 다 달리 주시더라. 저에게는 왜 이런 동작을 안가르쳐 주시느냐고 물으니 상구는 '이것만 하면 된다'고 하시더라. 현장에서 그렇게까지 귀여움을 추구할려고 하지는 않았었는데 현장에서 의상을 입고 리허설을 해보니 상구가 조금 더 귀여웠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현장에서 이것 저것 시도를 해봤는데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서 윙크를 많이 했다. 귀여운 표정을 따로 연습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귀여운 것은 다 꺼내봤다.(웃음)
- 현장에서 '귀엽지 않으면 죽겠다'라는 말을 했다던데.
▶ 사실 안무 선생님과 귀엽게 하자고 결정을 하고 무대에 올라갔는데 한 번도 사람들 앞에서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이어서 내적 충돌이 들었다. 그때 그 마음이 들더라. 그때 '지금 귀엽지 않으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영화계 대표 내향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행보를 보면 내향인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도 드는데.
▶ 예전만큼 내성적인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랬지만 최근에는 현장에서 스태프분들과 말도 많이 하고 장난도 꽤 친다. 사실 근래 들어 밝아진 것도 있겠지만 내향인이라는 것이 대중분들께 너무 인지된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 제가 내향적인 면도 있지만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는 외향적인 면도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바퀴달린 집'에 출연했을 때 내향인적 성격이 각인된 것 같다. 그 당시 8개월 동안 쉬다가 사람도 안만나고 지내던 중 그 방송에 나갔기에 긴장을 너무 많이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편해졌다.
- 학창 시절 즐겨 듣던 국내 가요가 있나.
▶ 저보다는 형(엄태화 감독)이 그룹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저는 듀스를 많이 들었다.

- 구상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물으면 랩 선생님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 랩 선생님과 안무 선생님께 온전히 의지했다. 만약 상구의 연기가 괜찮았다면 이 두 분 덕이다. 랩 선생님이 제 목소리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랩할 때 선생님과 많이 웃으며 연습했다. 제가 정말 열심히는 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소리를 막 질러대다보니 스트레스는 많이 풀렸다.
- 영화 '변산'에서 래퍼 역을 연기했던 박정민과 랩 실력을 겨룬다면 누가 이길까.
▶ 박정민 배우님과 랩 배틀을 벌인다면 저는 상대가 안될 거다. 박정민은 랩 전문이고 객관적으로 더 잘하는 것 같다.(웃음)
- 래퍼 역을 연기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뭔가.
▶ 매순간 전력질주를 해나갔다. 그런데 텐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어렵더라. 안무도 굉장히 어려웠다. 래퍼라 춤을 엄청나게 잘 춰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랩과 안무 두 가지를 다 잘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연기란 어떤 역할이든 어떤 신이 됐든 매컷 매 순간순간이 너무 어렵다. 쉬운 장면이 단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랩과 안무를 열심히 배웠고 다른 멤버들과 함께 합도 맞췄고 화면에 잘 담겨서 그런 시간들에 대해서는 성취감을 느꼈다. 영화 '판소리 복서' 때도 복싱을 배우며 성취감을 크게 느낀 경험이 있다.
- 현실에서는 내향인이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외향인이 된다. 카메라가 돌면 몸 안의 어떤 스위치가 켜지는 건가.
▶ 카메라 돌면 역할에 집중을 하다보니 그 역할이 나오는 것 같다. 뭔가 한 순간에 딱 바뀌는 것 같지는 않다. 카메라가 돌 때도 부끄러울 때가 있다. 그 인물을 준비해가서 그 날 그 순간은 그 인물로 살아보려고 한다. 그런 노력들이 잘 될 때가 있고 안될 때도 있는데 계속 노력하는 것 밖에 답이 없다.
- 배우로서의 삶에서 가장 큰 성취는 무엇인가.
▶ 제가 맡은 캐릭터들을 어색하지 않게 잘 표현해냈을 때 재미와 성취를 느낀다. 만약 잘 해내지 못했다면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을 것 같다. 연기하는 과정은 힘이 들지만 어떤 인물을 관객들께 소개해드리는 재미가 있다. 제가 의식했든지 하지 않았든지 그 때 당시의 제가 캐릭터에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다. 분명 영향이 크게 있었을 거다. 코미디를 했을 때는 그 다음 다른 장르를 하고 싶은 욕구가 온 몸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 그동안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한 번도 드린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생겼다. 진정한 록커 역을 해보고 싶다. 랩을 이번에 배웠듯 록을 배워서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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