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공복운동 하면 안된다?”…SNS 운동 조언, 학계가 뜯어봤더니
공복운동, 여성에게 해롭다는 근거 없어
생리주기별 수분·탄수화물 속설도 빈약
단백질은 타이밍보다 하루 총량이 중요

러너나 헬스족 사이에 널리 퍼진 ‘여성 전용 운동상식’ 4가지가 정작 인체실험 근거로는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오타고대와 영국 리즈베켓대 공동연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알려진 여성을 위한 운동 조언 4가지를 검증했다. 그 결과 ▲공복운동 금지 ▲생리주기별 수분 섭취 전략 ▲탄수화물 필요량 ▲단백질 섭취 타이밍 모두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영양학회보(Proceedings of the Nutrition Society)’에 이달 1일 발표됐다.
◆공복운동 해도 된다=과체중·비만 여성 16명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 실험과 훈련된 여성 43명의 ‘고강도 저항훈련(HIRT)’ 실험에서 모두 공복운동과 식후운동 사이 체성분이나 근력 차이가 없었다.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다만 평소 식사량 자체가 적어 에너지 섭취가 소모량에 크게 못 미치거나, 전문 운동선수가 경기력 향상을 목표로 할 때는 이번 결과처럼 공복운동의 이점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분 섭취량, 생리주기와 관련 없어=생리주기에 맞춘 수분·전해질 섭취 전략도 근거가 빈약했다. 여성은 황체기에 체온과 체중이 각각 최대 0.56℃, 0.5㎏ 변하지만 땀이 나는 정도나 탈수 관련 지표는 주기 단계와 무관했다.
보스턴마라톤 완주자 488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에선 13%가 운동유발성 저나트륨혈증(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는 상태)을 보였다. 연구진은 체중·체질량지수(BMI)·완주시간을 통제했을 때 성별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탄수화물, 꾸준히만 드세요=탄수화물 필요량도 성별·생리주기별로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절대량 기준으론 남성이 더 탄수화물을 빠르게 사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체지방을 뺀 몸무게를 동일하게 놓고 비교하면 성별에 따른 차이가 줄었고, 고강도 운동에선 성별 차이가 거의 없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생리주기별 차이는 연구마다 엇갈렸다. 고강도 운동에서는 차이가 사라진다는 보고가 많았지만, 일부는 반대로 황체기에 탄수화물 산화가 줄고 지방산화가 늘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개인 목표와 내약성에 맞춰 생리주기 전반에 걸쳐 탄수화물을 섭취하라고 권고했다.

◆단백질, 타이밍보다 양이 중요=단백질을 운동 전후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한다는 통념도 근거가 빈약했다. 연구진은 단백질은 하루 총 섭취량이 운동 후 근육 회복·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미훈련 성인 37명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과 필수아미노산(EAA) 보충 실험과 여성 43명의 저항운동 전후 단백질 보충 비교 실험 모두 체성분·근력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운동 후 특정 시간대에 단백질을 섭취해야 근육이 회복된다는 통념도 사실과 달랐다. 실제로는 저항운동 후 최소 24시간 동안 근육 회복이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돼 시간을 특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다만 연구진은 하루 여러 차례 훈련하는 선수는 운동 직후 단백질 섭취가 다음 운동 훈련까지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여성 대상 학술 연구의 공백을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콘텐츠가 메우면서 이런 ‘여성 전용’ 지침이 퍼진 것으로 봤다. 전해질 음료나 각종 운동 보충제, 생리주기 맞춤 식단 앱 등 ‘여성 맞춤’ 건강 마케팅이 확산하는 만큼 근거 빈약한 속설에 기댄 문구는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진은 인용 연구 가운데 표본이 4~43명 안팎으로 작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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