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우리 동네 ‘골목길 강아지 운동장’

김병석 신라대 반려동물학과 초빙교수 2026. 7. 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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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또 하나의 가족 <23>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이 앞 다투어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공약으로 내건다. 일부 지자체는 넓은 반려견 운동장과 어질리티 시설, 주차장을 갖춘 대형 규모의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치적처럼 보였다. 그러나 막상 문을 연 테마파크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세금으로 만든 시설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일상’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차로 1시간 이상 거리에 있다면 누가 일부러 찾아가겠는가? 하지만 도심에 대규모 반려견 전용 운동장을 만드는 것은 만만찮다. 비반려인들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대형 테마파크는 짖음과 배변으로 인한 냄새(사실 바로 치우므로 냄새는 거의 없다)를 걱정해 도시 외곽에 위치한다. 장거리 이동은 반려인과 반려견에게 고단한 추억만 남길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췄다 해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반복해서 찾아가지 않는다.

대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라는 ‘보여 주기식’에서 ‘생활 밀착형 분산화’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건의한다. 거대한 테마파크를 짓는 예산과 노력이면, 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소규모 강아지 운동장들을 조성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서울에서 볼 수 있다.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어린이대공원 등에서 소형 운동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에도 기장군 소형 운동장, 강서구 운동장, 동래구 운동장 등이 있다.

거창한 시설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도심 속 유휴 부지나 교각 하부, 수변 공원의 일부, 혹은 재개발을 앞둔 임시 부지를 활용해 안전한 펜스를 치고 차양막, 벤치와 음수대, 배변 봉투함 정도만 갖추면 충분하다. 반려견이 목줄을 풀고 10분이라도 자유롭게 흙을 밟으며 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반려인들에게는 그 어떤 반려동물 테마파크보다 매력적인 장소가 된다.

물론 소규모 운동장을 조성하면 인근 주민의 소음이나 위생 관련 민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운영의 지혜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등록된 반려견만 출입을 허용하고, 소음 완화용 수목 식재나 방음 펜스를 설치하는 방안이 있다. 나아가 지역 반려인 모임이나 동네 어르신들에게 시설 관리와 펫티켓 준수 여부 확인을 위탁한다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비반려인과의 갈등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다. 멀리 있는 대규모 반려동물 테마파크보다, 작지만 집 근처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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