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영표 비판→“유기견 봉사 때문에 못 간다” 정몽규 감싼 축구협회장, 채택 6시간 만에 청문회 불출석

신인섭 기자 2026. 7. 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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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좌)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우) / 출처| 부산광역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 출처| 충청남도축구협회 공식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K-축구 혁신위원회를 비판해 온 시·도축구협회장들이 국회 청문회 참고인으로 채택된 지 불과 6시간 만에 나란히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24일 동아일보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과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은 오는 30일 예정된 대한축구협회 현안 청문회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체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백 회장과 박 회장을 비롯해 서강일 전북축구협회장, 김병철 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 박지영 전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 등 5명을 참고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그러나 백 회장과 박 회장은 참고인으로 이름을 올린 지 약 6시간 만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백 회장의 불출석 사유였다. 백 회장은 사유서를 통해 “개인 사업 외에도 유기견과 유기묘 등 유기 동물 200여 마리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장시간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며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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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동물을 돌보는 활동 자체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회가 마련한 청문회 출석을 거부할 정도의 사유인지에 대해서는 축구계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백 회장은 그동안 정몽규 전 회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인물이다. 그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정몽규 회장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느냐”며 “13년 동안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부분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지성과 이영표 등으로 구성된 K-축구 혁신위원회를 향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혁신위원들의 자질을 문제 삼거나 기존 정관과 절차를 강조하며 개혁 작업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박 회장도 같은 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출석 요구 연락을 촉박하게 받아 기존 일정을 조정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이미 예정된 개인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참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 역시 혁신위원회를 향해 날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혁신도 중요하지만 정관에 근거한 합법적이고 투명한 절차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위원회가 회장 선거인단 확대와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선출 규정 개정 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존 정관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백 회장과 박 회장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당시 정몽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선거인단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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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회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기존 정관을 중심으로 차기 집행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두 사람을 비롯한 일부 시·도축구협회장들의 공통된 입장으로 꼽혀왔다. 백 회장의 경우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 바 있다.

두 사람에게 이번 청문회는 자신들의 주장을 국민 앞에서 설명하고 반론을 펼칠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참고인 채택 직후 불출석을 통보하면서 책임 있는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참고인은 증인과 달리 법적인 출석 의무가 없다. 불출석하더라도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다만 축구계 현안을 두고 공개적으로 강한 발언을 이어온 인사들이 정작 국회에서 의견을 밝힐 자리를 외면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책임은 남는다.

▲ 김승수 의원 ⓒ연합뉴스

김승수 의원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축제가 돼야 할 월드컵을 실망의 장으로 만든 축구협회를 옹호했던 인사들이 각종 이유를 들어 불출석을 통보했다”며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시·도축구협회들까지 현재 상황을 얼마나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청문회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대한축구협회의 운영과 책임 문제를 따지기 위해 마련됐다. 문체위는 앞서 지난 9일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당초 일정은 여야 합의 문제로 연기됐고, 오는 30일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증인으로는 정몽규 전 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등 대한축구협회 전·현직 핵심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이영표·박주호 혁신위원 등도 참고인 명단에 포함됐다. 박지성과 이영표 등을 향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던 서강일 전북축구협회장도 추가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 출처| 전북축구협회

서 회장은 혁신위원들을 향해 “무엇을 안다고 혁신위원회를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직 공식적인 불출석 사유서 제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참석 가능성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기존 체제를 옹호했던 시·도축구협회장들이 청문회장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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