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독촉한 취업…부채 있는 청년들, 취약한 일자리 내몰려

빚이 있는 청년의 경우 대학 졸업 뒤 비정규직·저임금 등 불안정한 일자리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복된 구직 실패로 취업 의욕이 떨어지고, 부채 부담까지 겹치면서 취약한 일자리라도 빨리 선택하려는 경향이 보인다는 것이다.
26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패널을 활용한 노동시장 심층분석’ 연구를 보면, 2021∼2022년에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19∼28살) 1522명을 분석한 결과, 부채가 있는 청년의 평균 구직 기간은 9.4개월로 부채가 없는 청년(10.6개월)보다 1.2개월 짧았다. 반면 비정규직·저임금 등 2차 노동시장 진입 비율은 부채 보유자가 70.1%로 부채가 없는 경우(66.6%)보다 높았다. 청년들의 평균 부채액은 약 1560만원이었다.
연구진은 정규직이면서 월평균 급여가 중위임금의 3분의 2 이상이고, 노조가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 일자리를 ‘1차 노동시장’으로, 나머지를 ‘2차 노동시장’으로 분류했다.
부채가 있는 청년들은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에 나서지만, 노동시장 상황이 나빠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구직 의욕이 약화되고, 이런 심리적 요인이 결국 비정규직·저임금 일자리라도 선택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청년의 부채가 심리적 요인과 맞물려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국내 첫 연구 결과다.
실제 ‘2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 중 부채 보유자의 구직 실패 경험률은 38.2%로 부채가 없는 청년(25.2%)보다 1.5배 이상 높았다. 구직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을 엿보기 위해 ‘나는 어려운 상황도 잘 극복할 수 있다’, ‘나는 직장을 얻기 위해 나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분석할 수 있다’ 등 10개 문항을 5점 척도로 측정했는데, 부채 보유자의 구직 동기(4.2점)가 미보유자보다 0.2점 더 낮았다.
연구진은 “대학 졸업 후 6∼12개월 동안 생계비·주거비·구직활동비를 지원하는 ‘청년 전환기 지원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학자금 상환을 유예할 수 있는 기준 소득을 연간 1898만원에서 대졸자 평균 연봉(3324만원) 수준으로 높이는 등 부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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