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사고현장 출동하던 ‘병원 응급팀’...10월에 해체되는 이유 보니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7. 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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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 DMAT, 운영 종료 위기
현장 경험·노하우 무시된 평가에 ‘탈락’
몇 년간 축적한 재난대응 역량 ‘없던 일로’
최한조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재난 현장을 살피고 있다. 제공=강동경희대병원.
“한 명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현장에 뛰어들고, 무급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던 재난의료팀(DMAT)이 해체될 위기입니다. 몇 년간 쌓아올린 응급의료 노하우를 이렇게 무산시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 아닐까요?”

최한조 서울동남권역 재난의료팀장(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보건복지부의 유연한 정책 적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6년간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온 강동경희대병원 DMAT은 오는 10월 31일자로 해체된다.

강동 경희대병원 DMAT은 2022년 10월 참혹했던 이태원 참사 현장에 발빠르게 출동해 최후까지 현장을 지킨 베테랑 팀이다. 복지부는 장관상까지 주면서 공로를 인정했다. 2024년 8월 의정갈등 여파로 응급의료체계가 무너졌던 시기에도 이들은 현장을 지켰다. 폭염 속 열린 마라톤 현장에서 온열질환자들을 긴급 구조했고 중환자는 응급실로 이송해 살려냈다. 암사동 지하철 공사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가장 먼저 달려가 단 한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현장을 지켜냈다.

복지부가 필수의료 붕괴와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대책을 고심하는 사이, 꼭 필요한 재난의료팀이 해체되는 사연은 이렇다. 복지부는 지난 15일 ‘2026년 11월~2029년 10월 권역응급센터 평가’에서 강동경희대병원 대신 다른 큰 병원을 동남권역센터로 지정했다. 6년간 헌신한 팀 대신 규모있는 병원을 택한 이유는 정량적인 평가 점수 때문이라고 했다.

최 팀장은 “2021년 권역응급센터 공모 당시 서울 동남권역에서 지원한 의료기관은 강동경희대병원이 유일했다”며 “모두가 운영 부담 등을 이유로 기피할 때 우린 직접 인력을 채용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해 재난의료 대응체계를 구축했는데 이렇게 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재난의료팀 운영은 상급종합병원들이 내켜하지 않는 분야다. 꼭 필요하지만 일은 많고 돈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올해 상급종합병원 평가 항목에 권역응급센터 운영 여부를 포함시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가산점을 얻어보려는 상급종합병원들이 공모에 적극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현장출동 경험이나 재난 대응팀의 숙련도보다 병원 규모와 시설·인력, 소아 응급실 운영 등 정량 지표 비중을 크게 반영하면서 베테랑 팀이 탈락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성인 중증응급 진료와 지역 재난 대응에 집중해왔지만, 소아 진료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기존 평가 체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최 팀장은 “재난의료는 사고 직후 현장으로 즉시 출동해 환자를 분류하고 응급처치를 시행한 뒤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하는 초기 대응이 핵심”이라며 “대형 병원은 전국에서 이송된 중증환자를 최종 치료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언제든 출동할 수 있는 숙련된 현장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역응급센터 지정이 취소되면서 그동안 구축한 인프라의 활용 방안도 불투명해졌다. 강동경희대병원은 DMAT 구축 과정에서 수억원을 투입해 출동 장비 100여 종과 재난트럭을 마련했다. 이들 관리비만 매년 수천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오는 10월 지정 기간이 종료된 이후 장비와 차량 등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정부 지침은 마련돼있지 않은 상태다.

의료계에서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대규모 행사와 주요 기반시설이 집중된 서울 동남권의 특성을 고려해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추가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센터 지정이 어렵다면 명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별도의 DMAT 운영 자격을 부여하는 등 보완책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최 팀장은 “재난 대응 체계는 한 번 무너지면 다시 구축하는 데 몇 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시스템이 지표 중심의 행정으로 한순간에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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