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쿄' 꿈꾸는 오사카·후쿠오카·아이치… '일본 부수도' 쟁탈전 본격화

류호 2026. 7. 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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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자체들 일제히 "부수도 지정 준비"
대형 재난 시 도쿄 기능 마비 우려해 지정
도쿄는 "위기감"… 야당 "여당이 법 이용"
지난달 26일 일본 혼슈 서부 오사카부 오사카시 한 거리에서 행인들이 우산을 쓴 채 지나가고 있다. 오사카=AFP 연합뉴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부(副)수도 지정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혼슈 서부 오사카부와 중부 아이치현, 규슈 후쿠오카현은 일찍이 경쟁 합류를 선언했고, 다른 지자체들도 준비에 들어갔다. 수도 도쿄도는 영향력 약화를 우려하며 부수도 지정을 비판하고 있다.

2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아이치, 후쿠오카 지사들은 24일 국회에서 부수도 설치법이 통과되자 자신들의 지자체를 부수도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앞다퉈 밝혔다. 핫토리 세이타로 후쿠오카현 지사는 법안 처리 당일 "기초자치단체, 경제계와 협력해 '올(All) 후쿠오카' 체제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도 같은 날 "전국에서 가장 먼저 부수도 지정 의사를 밝히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이튿날인 25일 기자들과 만나 "핵심 지역들이 일본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처리된 부수도 관련 법은 대형 재난 발생 시 수도 기능을 도쿄 외 지역이 대신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본은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강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도쿄에 강진이 일어나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출발했다. 도쿄의 수도 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비수도권 지역 일부를 도쿄처럼 키우자는 것이다. 도쿄 집중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부수도 지정 요건은 △국가 행정기관의 입지 △경제력과 인구 집적 △필요한 지방행정 체계 구축 등 세 가지다. 부수도로 지정되면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받게 된다.

도쿄타워가 2020년 3월 12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지자체가 한 단계 도약할 기회인 만큼 다른 지자체들도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북부 홋카이도는 지자체 내 최대 도시인 삿포로시와 연계 협약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고,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도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요미우리는 "법률상 복수의 도시를 부수도로 지정할 수 있어 향후 다른 지역으로도 추진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반면 도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행정의 구조적 문제를 도쿄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위기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도쿄도 한 간부는 요미우리에 "도쿄에 있는 정부 부처와 멀리 떨어진 오사카나 후쿠오카가 수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오사카부 지사인 연립여당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대표가 내년 봄 전국 통일 지방선거에 맞춰 '오사카도(都) 구상' 주민투표를 동시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야당들은 "여야 합의에 반하며, 일본유신회가 제도를 이용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일본유신회가 부수도 법을 오사카도 구상 등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을 우려해 법안 처리 시 '주민투표를 지방선거 기간에 겹치지 않게 조정한다'는 내용의 부대의견을 달았는데, 이에 반한다는 비판이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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