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오픈AI 올트먼 회동.. AI 패권 경쟁 '새 국면'
HBM·파운드리 협력으로 AI 경쟁력 강화
삼성 AX 혁신과 오픈AI 기술 결합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회동은 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글로벌 AI 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전략적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AI 모델의 성능을 결정하는 반도체와 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흐름 속에서 양측이 어떤 협력 방안을 마련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 샘 올트먼 CEO는 지난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에서 만나 AI 반도체와 인공지능 전환(AX)을 중심으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회동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 공급과 차세대 인프라 구축, 기업용 생성형 AI 활용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첨단 파운드리 사업이다. 생성형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막대한 연산 능력이 요구되며 이를 뒷받침하는 HBM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메모리 공급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첨단 공정 경쟁력 회복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안정적인 AI 인프라 확보가 필수 과제인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만남에서는 삼성전자 내부의 AI 혁신 전략인 AX도 주요 화두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AX는 제품 개발과 생산, 연구개발, 경영관리 등 기업 전반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업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AI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반도체 설계, 제조 공정까지 폭넓게 활용되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오픈AI의 첨단 AI 기술과 삼성전자의 제조 역량이 결합한다면 기업 운영 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오픈AI의 주요 기업 고객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했다.
오픈AI는 기업용 AI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글로벌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두 기업 모두 AI 생태계 확대라는 공통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의 폭은 더욱 커질 여지가 충분하다.
샘 올트먼 CEO가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한국의 AI 인프라와 반도체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제조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한국 시장과 협력을 확대하려는 배경에도 이러한 산업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AI 반도체 시장은 국가 간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미국의 수출 규제와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변수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으며 첨단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고객 신뢰를 더욱 높여야 한다.
오픈AI 역시 막대한 연산 자원 확보와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협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장기적인 투자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산업은 이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 샘 올트먼 CEO의 만남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양측이 어떤 결실을 만들어낼지에 따라 글로벌 AI 시장의 경쟁 구도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