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에 정성호 사의… 李대통령 거부권 행사할까?

윤상호 2026. 7. 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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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로 檢직접 수사 원천 봉쇄
피해자 의견 진술권 등 부여해 권리 보장
여론은 폐지 반대 높아… 정성호 사퇴 의사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도 사퇴 저울질
野, 대통령 거부권 압박… 與 "가능성 없어"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당내 신중론과 법조계의 강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등 떠밀려 입법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도 사퇴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론도 검찰 수사권 전면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이 훨씬 높은 상황이어서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30일 본회의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피해자 보호 절차를 확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회부하고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극대화해 검찰의 직접 수사를 완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예고함에 따라 실제 안건 처리는 31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은 이른바 '장윤기 사건'에서 촉발된 피해자 권리 확대 장치 4가지를 담고 있다. △피해자 자료 제출권·의견진술권 부여 및 검사의 의견 청취권 신설 △고발인 이의신청 추가 및 수사진·권리침해 이의제기권 신설 △수사기록 열람·등사 허용 및 사건 진행 상황 통지 의무화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의 개별법을 통한 검찰 송치 등이다.

아울러 경찰에 대한 견제 장치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시정조치 요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이행 기간을 명시하고, 상급 수사기관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타 기관에도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중수청 내 보완수사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중수청법 개정도 함께 추진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우려 속에서도 입법을 강행하는 배경에는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친이재명(친명)계가 친정청래(친청)계처럼 강성 지지층의 '보완수사권 폐지' 요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동력을 얻으려는 모습이다.

당내 소신파의 목소리는 묻히는 분위기다. 홍기원 의원 등 11명이 보완책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하고 김남희 의원이 여성단체와 함께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대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곽상언 의원 역시 당론 채택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최근 대통령실에 수차례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정 장관이 직접적인 사퇴 사유로 법안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정치권에선 간접적인 항의 표시로 해석한다. 여론도 냉랭하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14~16일)에 따르면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응답자의 61%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은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가 통과되고 대통령이 거부권마저 포기한다면 정부·여당은 동시에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 논객 조갑제 대표도 "이 대통령이 국민 편에 서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정부와 대통령실이 이미 자체안 마련 대신 '국회 일임'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당내 논의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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