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타령 대신 팔 걷어붙인 ‘휴일의 땀방울’... 울릉 공무원이 보여준 ‘진짜 행정’
휴일 반납하고 경로당 노후 전등 교체 ‘구슬땀’
주민들 “탁상행정 깬 진정한 공직자” 찬사

예산 부족을 핑계로 민원을 미루는 대신, 휴일을 반납하고 장인어른과 함께 마을 경로당을 찾아 직접 전등을 교체한 울릉군 공무원의 사연이 알려져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6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임영광 울릉군 이장연합 회장(사동2리 이장)은 마을 경로당의 실내등이 낡고 어두워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자 군에 교체를 건의했다.
해당 민원은 경로당 운영지원 및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주민복지과 소속 공무원 A씨에게 배정됐다. 하지만, 당시 부서는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당장 업체를 불러 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예산이 확보되면 다음 분기에 처리해 드리겠다”라는 식의 원론적인 답변이 돌아왔겠지만, A씨의 선택은 달랐다. 어르신들의 불편을 하루빨리 덜어드리기 위해 등 교체 비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본인이 직접 교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A씨는 자신의 휴일인 이날과 지난 19일, 두 차례에 걸쳐 장인어른과 함께 경로당을 방문해 노후 전등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작업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자 지역사회는 칭찬으로 들썩이고 있다.
주민들은 “요즘 시대에 어르신들 불편을 덜겠다고 귀중한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솔선수범하는 공무원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하다”라며 입을 모았다. 일부 주민들은 “누군지 몰라도 군수 표창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저런 분은 진급시켜야 마땅하다”, “전국적인 본보기 사례로 손색이 없다. 많은 공직자가 탁상행정 대신 저런 자세를 본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사자인 A씨는 끝내 익명을 고집하며 몸을 낮췄다.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서 예산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전등 교체 정도는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있겠다 싶어 한 일일 뿐”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니, 실명이나 얼굴은 노출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며 얼굴을 공개하자는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처음 민원을 제기했던 임영광 울릉군 이장연합 회장은 “경로당 건물 노후화와 함께 낡은 실내등으로 불편이 잇따랐는데, 규정이나 예산 타령만 하지 않고 가족까지 대동해 문제를 해결해 준 A 주무관의 열정에 마을 주민 모두가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남한권 군수께서 늘 강조하시는 ‘현장 행정’과 ‘소통 행정’의 군정 철학이 일선 공무원의 이런 따뜻한 선행을 통해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실천되고 있는 것 같아 무척 든든하다”며 “이것이야말로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군민을 섬기는 진정한 공직자의 표상”이라고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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