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쟁 합쳐졌다”…우크라, 이란 선박 공격하며 ‘참전’ 이유는
미-이란 전쟁, 러-우크라 전쟁
군사 협력과 보복 매개로 직결

우크라이나가 카스피해에서 이란 상선을 공격해 1명이 사망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전선이 중동을 넘어 카스피해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란 공영 이르나 통신 25일(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이란 외교부는 성명에서 “24일 새벽 카스피해에서 이란 상선을 공격하여 선박 폭발을 일으키고 선원 1명을 숨지게 하며 1명을 다치게 한 우크라이나 정권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불씨를 키우려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줄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 촉구한다”며 “이란은 자위권 원칙에 따라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우리는 이란 관련 군수 물자 수송에 사용되는 선박과 군함을 포함해 카스피해에서 장거리 타격으로 매우 강력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들어 러시아가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등 걸프 국가들에 있는 미군 기지에 대한 적극적인 위성 감시 활동을 벌여 수집한 정보를 이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엔 이란의 공격 전과 전후 피해를 분석한 위성 영상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성 영상과 이란의 공격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며 “러시아란 악은 언제나 상황을 악화시킬 방법을 찾는다”라고 규탄했다.
최근 미국 정보당국도 중동 지역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에 러시아가 관여했는지에 대해 조사하는 중이라고 지난 22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기밀 정보인 미 중앙정보국 시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정도의 능력을 갖춘 나라는 러시아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카스피해 이란 선박 공격과 러시아의 위성 정보 지원 의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미국·이란 전쟁이 군사 협력과 보복 공격을 매개로 직접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 외신 수석기자 야로슬라프 트로피모프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크라이나의 카스피해 선박 공격과 이란 쪽 인명 피해 발표를 두고 “두 전쟁이 공식적으로 합쳐졌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이란에 무기를 주거나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란에 무기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두 주요 국가가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들이 관여한다면 그들에게 매우 좋지 않을 것이며 국익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1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과 러시아가 각기 다른 수준에서 이란이 수행하는 일부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나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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