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빛’ 찾아준 25년의 봉사...국제실명구호 NGO 비전케어, 400번째 캠프 열어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7. 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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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400회차 비전아이캠프
모잠비크 거쳐 에스와티니로
2주간 아프리카 돌며 무료 개안수술
김동해 국제실명구호 NGO 비전케어 이사장이 아프리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제공=비전케어.
국제실명구호 NGO 비전케어(이사장 김동해)가 25년 간 이어온 봉사활동이 400번째를 맞는다. 이 단체는 의료진의 자원봉사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실명 위기 환자들에게 ‘빛을 찾아주는 여정’을 이어왔다. 단일 봉사단체로는 처음 쓰는 대기록이다.

비전케어는 지난 18일부터 8월 2일까지 모잠비크(399차)와 에스와티니(400차)에서 2주간 ‘비전아이캠프(Vision Eye Camp)’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비전아이캠프는 안과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직접 찾아가 무료로 안과 진료와 백내장 수술을 제공하는 비전케어의 대표 해외봉사 사업이다. 2002년 김 이사장이 파키스탄의 한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집도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이 캠프는 올해로 25년째를 맞았다.

특히 모잠비크는 비전케어와 깊은 인연을 맺은 나라다. 비전케어가 2008년 처음 모잠비크를 방문한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 방문이다.

18명의 비전아이캠프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19일 서울을 출발해 20시간이 넘는 여정 끝에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에 도착했다. 바로 마발라네 병원(Hospital de Mavalane)으로 이동해 20일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지난 24일 기준 외래진료 410명, 136명의 백내장 수술 등 546명의 수술과 진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모잠비크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구 약 3300만명의 나라에 안과 전문의는 40여 명에 불과하며 백내장 수술이 가능한 의사는 단 5~6명이다. 국립병원의 진료비는 무료지만 수술에 필요한 의료소모품과 약품은 개인이 별도로 구입해야 해서 현지인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설령 수술비를 마련한다 해도 긴 대기 기간 때문에 언제 수술을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른 새벽부터 환자들 몰려 인산인해
의료진·자원봉사자들 자비로 참가
모잠비크 보건부와 MOU도 맺어
비전케어 의료진의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환자들 모습. 출처=비전케어.
이번 캠프를 앞두고 모잠비크 보건당국과 모잠비크 한국선교회 협력으로 진료·수술 대상자를 사전에 선별했다. 보건당국이 추천한 환자 230여명과 은평수색교회의 후원으로 선정된 환자 70여명 등 총 300여 명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렸다.

진료는 오전 9시에 시작되지만 병원 앞은 이른 새벽부터 환자들로 가득 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실명 상태가 진행돼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은 발길을 돌려야 한다.

한국에서 의료진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진료라도 받아보고자 먼 길을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이번에는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현지 주민들은 “다음에라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오히려 감사의 뜻을 전한다. 모잠비크에서 제대로 된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30~40건의 개안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자원봉사자들은 환자의 소독과 안약 투여, 검안 과정을 돕는다. 의료진은 안압 검사와 시력 검사, 안구 상태를 면밀히 확인한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양안 백내장 환자의 경우 양쪽을 다 수술해줘야 하지만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수술하기 위해 한쪽 눈만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에게는 늘 환자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을 있다. 그래도 한쪽 눈만이라도 살릴 수 있음에 모두는 감사해한다. 수술이 확정된 환자들은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차례를 기다린다. 얼굴에는 곧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

수술실에서는 2~3명의 안과 전문의와 4명의 간호사가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쉼 없이 움직인다. 20~30분마다 한명씩 수술이 이어진다.

이번 399차 모잠비크 비전아이캠프 기간 중 비전케어는 모잠비크 보건부와 안보건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모잠비크 보건부 부국장(Baltazar Camdrinho - director Nacional Adjunto de Planificação e Cooperação. )은 “비전케어가 100명이 넘는 환자에게 다시 빛을 선물해준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처럼 신속한 의료 대응은 어렵지만 앞으로 안보건 분야에서 비전케어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MOU 체결로 비전케어의 의료기기 통관 절차와 현지 의료활동은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앞이 보인다, 기적이라는 환자들 말에
400번 짐싸서 아프리카로 가게 되더라”
비전케어 의료진이 아프리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비전케어]
비전케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 의료진이 직접 찾아가 수술을 해주는 데 있지 않다. 현지 의료진이 스스로 진료하고 수술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의료장비와 약품을 지원하며 병원 역량 강화와 안보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다. 궁극적으로는 해당 국가가 스스로 실명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이 비전케어의 비전이다.

수술 다음 날, 재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안대를 벗으면서 “이제 앞이 보인다, 이건 기적이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건넨다.

김 이사장은 “25년 동안 한결같이 듣는 말이지만 환자들의 이 한마디가 다시 다음 캠프의 짐을 꾸리게 만든다”며 “한 나라에 일주일 정도 머무르다 보면 이제 막 익숙해질 때쯤 떠나야 한다. 환자들은 한 명만 더 보고 가 달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떠나야 한다. 그래서 다시 가는 것이다. 다시 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99차 모잠비크 비전아이캠프를 마친 비전케어는 오는 25일 400번째 비전아이캠프를 위해 에스와티니로 향한다. 이번 399차~ 400차 비전아이캠프는 하나나눔재단과 은평수색교회 전 모잠비크 김홍찬 한인회장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시각장애인의 상당수가 적절한 치료와 백내장 수술만으로도 시력을 회복하거나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의료 환경이 열악한 국가에서는 치료 시기를 놓친 채 결국 실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아프리카에서는 돌에 맞거나 나뭇가지와 꼬챙이에 눈을 다친 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백내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어린 나이에 시력을 잃고 학업과 생계를 포기한 채 살아가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비전케어가 모잠비크 보건부와 안보건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전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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