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일 외교장관 잠깐 대화” 중 “그런 적 없다”…일본에 철저히 선 긋는 중국

박은하 기자 2026. 7. 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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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테기 “왕이와 잠깐 대화” 주장에
중 매체 “회동 계획, 대화 모두 없어”
수출 규제 속 타는 일, 타협 없는 중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026년 3월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계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마닐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 기간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짧게 대화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중국 측이 관영매체를 통해 대화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일본 측이 기대하는 ‘외교 호재’는 없다는 반박이다.

신화통신 등 중국 주요 관영매체는 25일 왕 부장이 필리핀 마닐라에 머무는 동안 일본 측과 회동 계획이 없었으며 대화를 주고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모테기 외무상은 23일 마닐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정오쯤 왕 부장과 만나 양국 관계에 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던 장소에서 각자 일정을 소화하다가 왕 부장과 마주쳐 대화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해 11월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가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양국 외교장관 대화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마지막으로 공식 접촉한 것은 지난해 10월 28일 모테기 외무상 취임을 맞아 이뤄진 전화통화가 마지막이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번 회의 기간에는 저녁 식사 자리를 포함해 중·일 외교장관이 함께 참석하는 자리에는 모두 불참했다. 아세안 국가들과 한·중·일이 참여하는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도 왕 부장은 연달아 불참하고 다른 사람이 대리 참석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관련 질문에 “내가 알기로 왕 부장은 일본 측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ARF 등 불참 관련해서는 “일정 때문에 모든 행사에 참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24일부터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왕 부장은 21일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일본을 겨냥해 “군국주의 부활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필리핀, 미국 외교장관 등과의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외부세력이 관여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중국은 미국, 필리핀 등과는 ‘이견 관리’를 위해 대화를 이어가지만 일본만큼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대화의 조건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일각에서는 올해 11월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총리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의 수출 규제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계를 중심으로 꽉 막힌 중·일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남중국해 판정 10주년’ 선언에 동참하고 필리핀과 EEZ 경계획정 협상을 진행하는 등 필리핀, 미국 등과 남중국해에서 더욱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수년 동안 일·중 정상이 회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간단하게 사태를 타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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