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아올린 정찰위성 단 1기 뿐인 北…김정은, 러·중 정보동맹 노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군사 정찰과 정보 역량의 ‘급진적’ 강화를 지시했다. 부족한 정보 수집 역량을 보완하고, 러시아·중국과 정보 공유 관계 구축까지 노린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이달 초 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는 잠재적 적국의 위협을 통제하고 핵심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대신 위성 기술을 받기로 했다.
북한은 그간 굵직한 첩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은 미국의 안보 위기로 번졌다. 2016년에는 한미 군사작전 계획을 탈취했다. 이듬해에는 말레이시아에서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을 주도한 배후로 지목됐다.
하지만 북한의 정보 수집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광범위한 해외 스파이망이나 글로벌 위성망 같은 도구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스파이 프로그램을 공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조직은 김 위원장 집권 직전인 2011년 통합된 거대 기구다. 지난해에는 조직 명칭에 ‘정보’라는 단어를 추가해 ‘정찰정보총국’으로 개편했다.
정보력 결함은 심각하다. 미국 등 서방국에 비해 재외공관 수가 크게 적다. 호주 로위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북한의 해외 공관은 43곳으로, 미국(271곳)에 크게 못 미친다. 그만큼 해외에서 정보를 수집할 공관 인력이 부족하다. 국제 제재로 국제 금융망에서 차단된 탓에 북한 스파이들은 암호화폐 탈취로 자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전직 북한 당국자들은 전했다.
정찰위성망 부재도 약점이다. 미국·러시아 같은 고도 정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 위원장의 당면 과제는 정찰위성망 구축이다. 북한이 궤도에 올린 정찰위성은 단 1기로, 유의미한 정찰에 필요한 군집 위성과는 거리가 멀다. 구글어스가 제공하는 공개 위성 데이터가 북한이 수집하는 영상보다 오히려 상세하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대가로 북한에 위성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뮤데즈는 “사이버 전사들이 각기 다른 지역에 집중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며 “기밀 데이터 확보를 위한 분업”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뜻이 맞는 국가들과의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역사적으로 해외 주재 북한 외교관과 무역 대표들은 사실상 무기 거래상이자 정보 전달책 역할을 해왔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방위산업체와 정부 기관 침투를 시도한 북한 해커들은 러시아·중국 등 수교국을 거점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북한 정권은 반미 성향 국가들과 관계를 넓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러시아의 우방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벨라루스는 다음 달까지 평양에 첫 대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전직 당국자는 재외 공관 확대로 북한 정보기관이 해외 통신을 더 많이 감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국제 윤리 규범에 얽매이지 않아 해킹과 탈취를 통해 활동을 확대할 것”이라며 “북한의 가장 큰 강점은 서방이 그들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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