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상반기 11조 ‘역대 최대’…실적 가른 건 ‘증권·비은행’

도수화 기자 2026. 7. 2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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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증권 호실적에 ‘3조 클럽’…하나·우리, 비은행 열세 속 선방
자사주 매입·소각 릴레이…“비은행 경쟁력이 밸류업 성패 좌우”
KB(왼쪽부터)·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각 사 제공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올해 상반기 합산 1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증시 활황 속 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비은행 체급이 탄탄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3조 클럽’을 달성한 반면, 비은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한 하나·우리금융은 선방 속에 체급 확대라는 과제를 확인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총 11조339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실적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증권를 비롯한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 확대였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이익 기여도는 44%까지 치솟았으며, 이 중 KB증권(순이익 7963억원) 단독 기여도만 21%에 달했다.

신한금융 역시 상반기 누적 순이익 3조4427억원을 기록하며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한 수치다.

신한투자증권(순이익 5777억원)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덕에 신한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35% 수준을 나타내며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최근 신한금융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고 나선 점 역시 비은행 체급을 한층 더 키워 리딩금융 지위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비은행 체급 차이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하나금융은 중앙그룹의 기업회생 신청에 따른 충당금과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등 대규모 일회성 악재 속에서도 자산관리(WM) 수수료 성장 등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익 2조4029억원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규모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18.8% 수준을 기록했으나, 하나증권 순이익(2731억원)의 체급이 상위권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1조6090억원을 기록했다. 동양생명 등 보험사 편입 효과로 비은행 이익 기여도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된 22%를 돌파했으나, 우리투자증권 순이익이 247억원에 머물러 추가적인 체급 확대 과제를 남겼다.

사상 최대 실적에 발맞춰 주주환원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KB금융(7000억원)과 신한금융(7000억원), 하나금융(2500억원), 우리금융(1500억원) 모두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일제히 발표하며 밸류업 기조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금융지주의 체급과 주가 향방이 비은행 경쟁력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은행 전성시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을 두고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환원율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동반돼야 멀티플 상승이 다시 한번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지주의 RWA(위험가중자산)를 배분하는 방식이, 은행보다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