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에 한팩씩 ‘툭’…편의점 없는 관광지에도 생리대 걱정 없다 [르포]
시판 동일 품질 순면 제품 공급해 '안전'
지도로 위치도 직접 찾아볼 수 있어
오남용 우려는 無…'쿨타임' 통해 차단 장치 만들기도
[청주(충북)·광명(경기)=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지난 23일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광명동굴. 연간 60만명 이상이 올 정도로 유명 관광지지만 근처에는 편의시설 하나 찾아보기 어렵다. 도보로는 시내까지 최소 30분이 걸리는 만큼 나들이에 필요한 물품을 놓고 오면 난감해진다.
하지만 적어도 챙겨오지 못한 생리대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다. 여자화장실로 향하자 팻말과 함께 생리대 자동지급기를 설치해서다. 지급기 앞에 서서 받기 버튼을 누르니 취출구에 생리대가 ‘툭’ 하고 떨어졌다. 별도로 개인정보를 입력하거나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자판기처럼 쓸 수 있다.

지급기에는 여러 가지 장치도 설치돼 있었다. 시범사업 시작 전부터 제기된 오·남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자판기 버튼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눌러도 생리대는 하나만 나온다. 20초의 ‘쿨타임’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받아간다면 중앙관리시스템을 통해 작동시간을 더 길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판기 오른쪽에는 QR코드를 찍는 장치도 마련돼 있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에는 따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개인 스마트폰에서 발급받은 QR코드로 생리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더라도 이같은 장치를 통해 개인별 이용 횟수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성평등가족부의 설명이다.

이렇게 나온 공공생리대는 포장지만 다를 뿐 시중에서 판매하는 ‘순수한면 제로’와 동일한 제품이다. 공공생리대 역시 시판제품과 같은 순면 100% 표면커버를 적용해 생산된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회사의 베스트셀러로 고객에게 품질을 인정받은 제품인 만큼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품질과 접근성, 두 가지를 갖춘 생리대를 전국 12개 지자체에 전부 보급되는 건 오는 9월께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는 자동지급기를 순차 배치하고 있다. 용량이 적은 수동지급기와 달리 170팩이 담겨 이용자들에게 더 체감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길거리에서 여성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정확한 위치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성평등가족부 누리집에 접속하면 7월 초에 설치된 수동지급기 지도와 함께 설치 중인 자동지급기 지도도 확인 가능하다. 위치는 현재 부처 관계자들이 하나하나 추가하고 있지만, 하반기 중에는 네이버지도·카카오맵과 제휴를 맺어 앱에서 자체적으로 생리대 지급기 위치를 제공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자판기는 업체에서 생산하는 대로 바로바로 배치하고 있다”며 “현재는 41대가 설치돼 있으나 400대 설치 완료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보경 (hel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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