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먼저 수면장애 유형부터 살펴라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2026. 7. 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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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어려운 입면장애부터 중도각성·새벽각성까지…잠을 방해하는 원인은 제각각
규칙적인 취침·기상, 스마트폰·카페인 절제가 기본…주3회·3개월 지속되면 전문 진료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여름철에는 무더위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잠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정도가 되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져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장애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우울증과 불안장애, 심혈관질환 위험까지 높인다. 또 장기적으로는 치매 위험을 약 1.56배, 뇌졸중·암·심장질환·자살 위험을 약 2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황현찬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특히 노인은 노화로 수면 구조가 변하면서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깊은 잠이 줄어들며,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는 경우가 많아 수면의 양과 질이 모두 저하되기 쉽다"고 말했다.

ⓒChatGPT 생성이미지

잠들고 깨는 양상에 따라 원인도 달라

수면장애는 '불면장애'와 '수면-각성 리듬장애'로 나눌 수 있다. 흔히 불면증으로 부르는 불면장애는 전체 인구의 25~33%가 경험하고, 이 가운데 약 10%는 만성 불면장애로 진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면장애는 입면장애, 중도각성, 새벽각성 등 증상을 보인다.

입면장애는 잠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잠자리에 누워도 30분 이상 잠들지 못하거나, 졸음은 느끼지만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된다. 불면장애 유형 가운데 젊은 층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주요 원인으로는 불안과 스트레스, 늦은 시간의 카페인 섭취 등이 꼽힌다. 따라서 오후 늦게부터는 커피나 에너지 음료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피하고, 저녁에는 음주와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입면장애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는 이완요법과 함께 불면장애 인지행동치료(CBT-I)를 우선 권한다. 이완요법은 복식호흡이나 점진적 근육이완법, 명상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낮춰 자연스럽게 잠들도록 돕는 비약물 치료법이다. CBT-I는 만성 불면장애의 1차 치료로 권고되는 치료법으로, 불면을 지속시키는 잘못된 생각과 생활습관을 교정해 정상적인 수면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불면장애 치료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중도각성은 잠드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잠든 뒤 여러 차례 깨는 상태를 말한다. 잠에서 깬 뒤 다시 잠들 수 있는 경우와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노년층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주요 원인으로는 수면무호흡증과 야간뇨,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있으며 우울증이나 심장질환, 호흡기질환도 수면을 자주 끊기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원인 질환이 확인되면 이를 치료하는 동시에 불면장애에 대한 치료를 병행한다. 뚜렷한 원인 질환이 없다면 CBT-I를 우선 고려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불면장애 치료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새벽각성은 본래 자신의 기상 시간보다 1~2시간 이상 일찍 잠에서 깬 후 다시 잠들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노화에 따른 수면 구조의 변화로 흔히 나타나며, 우울증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아침에 잠을 깨우는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의 분비 리듬이 흐트러진 것도 원인이 된다. 

취침·기상 시간 어긋난다면 '생체시계 이상' 

새벽각성 치료는 원인 질환을 교정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CBT-I를 시행하고 필요할 경우 불면장애 치료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장은 "새벽각성이 나타났을 때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진료가 필요한 신호인지 구분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한 시기나 과음 후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낮 동안의 기능 저하가 크지 않다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새벽각성이 2주 이상 반복되면서 심한 아침 피로, 심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이 동반된다면 원인 질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증상으로 밤잠을 온전히 자지 못한다고 해서 모두 불면장애는 아니다. 생체시계인 일주기 리듬이 어긋나 잠들고 깨는 시간이 일상생활과 맞지 않는 '수면-각성 리듬장애'도 원인일 수 있다. 황현찬 교수는 "우리 몸에는 약 24시간 주기로 작동하는 생체시계가 있다. 이 생체시계는 잠들고 깨어나는 시간을 조절하는데, 리듬이 깨지면 밤에 잠이 오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일찍 잠들고 새벽에 깨는 등 수면 시간이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 패턴과 맞지 않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수면위생 교육과 함께 빛 치료나 멜라토닌 등을 이용해 생체시계를 정상적인 리듬으로 되돌리는 치료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생체시계가 사회적 시간보다 뒤로 밀린 것이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다. 원하는 시간보다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새벽 2~5시에 잠들어 오전 10시 이후에 기상하는 경우다. 억지로 일찍 잠자리에 들어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학교나 직장 때문에 이른 아침에 일어나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빠질 수 있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 야행성 생활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비교적 흔하다. 

반대로 생체시계가 정상보다 앞당겨진 수면위상전진증후군도 있다. 이 질환은 생체시계가 앞당겨져 저녁 일찍 잠이 들며, 새벽에 일찍 깨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저녁 7~9시에 잠들고 새벽 3~5시에 깨는 경우다. 수면 시간은 충분한 경우가 많아 수면의 질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수면 시간이 사회적 생활 패턴과 맞지 않아 불편을 겪는다. 주로 고령층에서 흔하며, 일부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체시계 리듬이 깨지면 '불규칙 수면-각성'도 생길 수 있다. 하루 중 잠을 여러 차례 나눠 자는 것이다. 가령 밤잠을 3시간 자고, 오전에 2시간, 오후에 2시간, 저녁에 1시간 자는 식이다. 총수면 시간은 적지 않으나 분산되는 특징을 보인다. 주로 치매, 뇌손상, 신경계 질환, 요양시설 생활에서 발생한다. 

생체시계가 24시간이 아니라 보통 24.2~25시간 이상으로 작동하는 '비24시간 수면-각성'도 있다. 취침 시간이 조금씩 뒤로 밀리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오늘은 밤 11시에 자는데 며칠 후에는 새벽 1시에 잔다. 다시 며칠 후에는 새벽 3시, 그다음은 새벽 5시로 매일 조금씩 늦어진다. 주로 빛을 통한 생체시계 조절이 불가능한 실명 환자에게 나타난다. 드물게 정상 시력인 사람에게도 발생한다. 

또 충분히 잤는데도 아침에 개운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를 비회복성 수면이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도 피로가 남아있거나 낮 동안 졸림과 집중력 저하가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불면증의 한 유형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수면의 질 저하를 나타내는 증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는데도 낮 동안 피로와 기능 저하가 지속된다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우울증 등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 

가령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기도가 막혀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질환이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수면제는 권장되지 않으며 양압기가 1차 치료다. 양압기 치료는 잠자는 동안 코나 입을 덮는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지 않도록 유지하는 치료다. 황현찬 교수는 "수면에서 중요한 것은 '몇 시간을 잤는가'보다 '얼마나 잘 잤는가'다.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했어도 피로가 지속되고, 낮의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 원인 질환 여부를 확인해 치료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운동증, 불면증, 우울증이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인지행동치료와 수면 위생 교육이 우선

불면장애 치료의 핵심은 CBT-I이며, 그 중심에는 '수면 위생' 교육이 있다. 수면 위생은 잠을 잘 자기 위해 지켜야 할 생활습관과 수면 환경을 말한다. 쉽게 말해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잠을 방해하는 행동을 줄이는 기본 원칙이다. 황현찬 교수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잠들기 2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 등 빛 노출을 줄이고, 운동을 피하고, 공부처럼 머리를 사용하는 습관을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잠자리에 누운 뒤 30분 이상 잠들지 못하면 침대에서 나와 조용한 활동을 하다가 졸릴 때 다시 눕는 것이 좋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고, 카페인 섭취와 흡연은 피한다. 낮잠은 가급적 자지 않되, 꼭 필요하다면 30분 이내로 제한한다. 황현찬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과 인지행동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멜라토닌이나 독세핀 등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고령자는 약물로 인해 섬망이나 어지럼증, 주간 졸림,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과 관찰 아래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반복되고 낮 동안 피로와 졸림, 집중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다. 증상이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장애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황현찬 교수는 "불면장애는 잠을 잘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적절한 환경이 있는데도 잠들기 어렵거나 잠을 유지하기 힘들고, 너무 일찍 깨는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다. 이런 증상이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낮 동안 피로와 졸림,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 만성 불면장애로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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