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사실상 수에즈 운하 의존…장기화시 유가 120$"

김승민 기자 2026. 7. 26. 11: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마일리아=AP/뉴시스]미국의 대(對)이란 전쟁 장기화 영향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히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실상 수에즈 운하를 통해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항로에 의존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25일(현지 시간) 선박 추적 업체 보텍사(Vortexa) 자료를 인용해 "7월 첫 3주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원유 해상 수송량은 2년 반 만의 최대치였고, 수메드 송유관으로 유입된 원유는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고 전했다. 2026.07.2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 장기화 영향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히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방면 원유 수출이 사실상 수에즈 운하를 통해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항로에 의존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25일(현지 시간) '사우디 원유 수출, 이제 사실상 하나의 출구에 의존' 제하 기사에서 선박 추적 업체 보텍사(Vortexa)를 인용해 "7월 첫 3주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원유 해상 수송량은 2년 반 만의 최대치였고, 수메드 송유관으로 유입된 원유는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고 전했다.

원래 호르무즈 해협을 주된 원유 수출로로 이용했던 사우디는 이란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가 막히자 수출 거점을 홍해 연안의 얀부항으로 옮기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원유를 내보냈다.

에너지에스팩츠에 따르면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은 일일 70~100만 배럴 수준에서 490만 배럴까지 치솟았다. 이 가운데 약 350만 배럴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인도양으로 나가는 아시아행 물량이었다.

그러나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대사우디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바브엘만데브까지 위험해졌다. 후티는 22일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24일에도 사우디 유조선 1척을 공격했다.

이에 사우디는 후티가 장악한 예멘 항구 도시 호데이다 등지를 공습하는 등 반격에 나섰으나,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은 현실적으로 위험한 상황인 만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수출량을 늘리는 모양새다.

보텍사에 따르면 이번주(20일~26일) 사우디 원유를 실은 유조선 최소 4척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향하다가 뱃머리를 돌려 수에즈 운하로 올라갔다.

그러나 수에즈 운하 수출로는 운송 비효율, 아프리카 대륙 우회 문제 등으로 운임 폭등이 불가피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에즈 운하는 원유 약 100만 배럴을 적재할 수 있는 수에즈막스급 화물선에 맞게 설계돼 있다. 2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VLCC)도 100만 배럴만 실어야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지중해를 거쳐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로 향하는 항로는 홍해에서 바로 인도양으로 나가는 항로에 비해 운송 기간이 20~30일 길다.

미국이 이란 연쇄 공습을 중단하고 협상의 여지를 두면서 국제 유가는 일단 100달러 아래로 내려온 상황이다.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24일 전장 대비 3.88% 내린 96.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사실상 수에즈 운하 방면 원유 수출이 강제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유가가 다시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레고리 브루 유라시아그룹 선임연구원은 "홍해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아시아 시장으로 원유를 내보낼 수는 있지만, 훨씬 멀고 비싼 항로가 된다. 결국 국제 유가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나아가 수에즈 운하조차 완벽하게 안전하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다. WSJ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고위급들은 최근 미국이 공격을 강화하거나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이란이 홍해를 봉쇄하고 선박 공격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