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에어컨·시원한 맥주 한 잔… 남성들 '전립선비대증' 키운다
요로감염 등 합병증 주의
감기약 복용 시 병력 알려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중년 남성이 늘고 있다. 높은 기온이 숙면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여름철 생활습관이 배뇨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늦은 저녁 마시는 맥주나 커피는 이뇨 작용을 촉진하고, 과도한 냉방은 방광을 자극해 잦은 요의와 잔뇨감을 유발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는 질환이다. 40대 이후 서서히 시작돼 60대 남성의 60~70%에서 나타나며, 70대 이상 대부분이 앓을 정도로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2020년 130만여 명에서 2024년 158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전립선이 커질수록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중간에 끊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잔뇨감은 물론, 소변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야간뇨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를 단순한 노화에 따른 불편함으로 여겨 방치하면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26일 전준성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 배출을 완전히 막으면 응급으로 도뇨관을 삽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광에 소변이 남아 있게 되면 요로감염이나 방광결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합병증 유무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일상생활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저녁 시간 수분 섭취를 줄이는 등 습관을 개선하는 관찰요법을 시행한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를 시행하고, 호전되지 않거나 이미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내시경 전립선절제술이나 전립선 적출술 등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소변을 오래 참지 말고, 잦은 음주와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감기약 등 일부 약물은 배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약을 처방받기 전 의료진에게 전립선비대증 병력을 알려야 한다. 전 전문의는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식단이 전립선비대증의 위험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질환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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