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업가치 2경원' AI 거물들, 2만원대 버거집서 李대통령과 '샌프란 깐부회동'

박지연 2026. 7. 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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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테리 프랑수아대로 855번지에 위치한 한 식당 앞 교차로에는 모서리마다 경찰 오토바이와 밴이 줄지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싸고 한국 재계 및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경영진이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마친 뒤 이곳에 모여 만찬을 함께하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AI 시대 한국의 새로운 비전을 담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기업가치 합계 2경 원이 넘는 대한민국과 글로벌 대표 기업들이 오랜 시간 뜻 모아 준비한 AI 투자 이니셔티브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틀간 만난 이들 주요 AI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비상장사의 추정 기업가치, VC의 가치를 단순 합산하더라도 약 1경1,000조~1경7,000조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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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경호 속 격식 깬 '깐부회동' 눈길
"챗GPT 물어보니 韓대통령·AI리더들"
엔비디아 X에 "지금은 한국의 황금기"
미국-남아메리카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AI리더 만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해진 네이버이사회 의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왕태석 선임기자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테리 프랑수아대로 855번지에 위치한 한 식당 앞 교차로에는 모서리마다 경찰 오토바이와 밴이 줄지어 있었다. 이곳은 현지인들이 찾는 '램프 레스토랑'. 버거와 피시앤칩스, 타코, 포케 등을 18~25달러(약 2만6,000~3만6,000원)에 먹을 수 있어 극도로 높은 현지 물가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식당에 속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테리 프랑수아 대로 855번지에 위치한 램프 레스토랑 메뉴판.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

이처럼 서민적인 식당 앞에 경찰차가 늘어선 것은 이례적이다. 교차로를 지키던 교통경찰 도미닉은 "평소에 자주 교통정리하는 위치는 아니다"라며 "두 시간 정도 이곳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떠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찬이 끝날 때까지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게 그의 임무다.

이재명 대통령과 글로벌 인공지능(AI) 리더들이 24일 만찬을 가진 미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테리 프랑수아 대로 855번지에 위치한 램프 레스토랑 주변으로 경찰 차량이 늘어서 있다. 샌프란시스코=박지연 특파원

샌프란시스코만 선착장 바로 앞, 해변 풍경이 보이는 이 식당 분위기는 여느 동네 식당처럼 북적이고 떠들썩했다. 한 손에 칵테일 잔을 든 손님들은 파라솔 아래 삼삼오오 모여 햇빛을 피하며 저마다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손에 칵테일 잔을 든 손님들은 파라솔 아래 삼삼오오 모여 햇빛을 피하며 저마다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박지연 특파원

소음을 뚫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점차 목소리를 높이는 지역 주민들 사이로 테라스에 위치한 테이블에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무리와 이들을 지키는 경호원들이 눈에 띄었다.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싸고 한국 재계 및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경영진이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마친 뒤 이곳에 모여 만찬을 함께하고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소재 식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박지연 특파원

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맞은편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하드웨어 사장 등 미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정부 측에선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이 함께했다.

이 대통령과 양국 인사들은 각자 병맥주를 들고 야외 테라스에서 기념촬영을 한 다음 식사를 시작했다. 테이블에는 만찬 메뉴로 미니버거와 피시앤칩스, 오징어튀김, 클램차우더가 차려졌다. 이 대통령이 젠슨 황 방한 시 서울에서 열린 '깐부 회동'을 의식한 듯 "치킨이 필요할 텐데"라고 웃으며 말하자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에 젠슨 황이 이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버거 먹은 게 언제인가요"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미국-남아메리카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AI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샌프란시스코=왕태석 선임기자(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리더들에게 "한국에서는 가족을 밥을 같이 먹는 사이라고 한다"며 한국어로 '우리는 식구다'를 건배사로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우리는"을 외치자 참석자들이 "식구다"를 외치며 맥주병을 부딪쳤다. 곧이어 젠슨 황은 "위 아 패밀리(We are family)"라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주요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합산하면 약 '2경 원' 규모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AI 시대 한국의 새로운 비전을 담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하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기업가치 합계 2경 원이 넘는 대한민국과 글로벌 대표 기업들이 오랜 시간 뜻 모아 준비한 AI 투자 이니셔티브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틀간 만난 이들 주요 AI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비상장사의 추정 기업가치, VC의 가치를 단순 합산하더라도 약 1경1,000조~1경7,000조 원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부 장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샌프란시스코=뉴시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이 천문학적 수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계 시가총액 1위이자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 젠슨 황을 비롯해, 애저(Azure) 클라우드로 AI 인프라를 주도하는 시총 4위 'MS'의 라니 보르카르 하드웨어 사장, 통신·네트워크 칩 최강자로 시총 7위에 오른 '브로드컴'의 혹 탄 등 글로벌 AI 생태계를 설계하는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평소 외부 노출이 적은 혹 탄과 라니 보르카르가 직접 참석한 점도 눈에 띈다.

여기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 미래 모빌리티와 AI 서비스 혁신을 꾀하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 네이버 이해진 이사회 의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재계 수장들이 마주 앉아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밋업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니 플로렌스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공동대표, 배리 에거스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공동 창업자, 비노드 코슬라 코슬라 벤처스 창업자, 이 대통령, 알프레드 린 세콰이어 캐피털 공동대표, 헤먼트 터네자 제너럴 캐털리스트 대표, 마틴 카사도 앤드리슨 호로위츠 제너럴파트너. 샌프란시스코=뉴스1

전날 '글로벌 AI 거물'들을 만난 이 대통령은 이튿날인 25일에는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테라스룸에서 'AI 킹메이커'들과 마주 앉았다. 주인공은 앤드리슨 호로위츠, 제너럴 캐털리스트, 세콰이어 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코슬라 벤처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이다.

세콰이어는 1978년 애플에, 1993년 엔비디아에, 1999년 구글에 초기 투자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메타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최근에는 방산 스타트업 앤두릴에 투자했다. 코슬라 벤처스는 2019년 오픈AI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하다.

비영리기구에서 일하는 브리앤 베세다 가족은 "북부 지역에 사는데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나왔다가 우연히 한국 대통령과 빅테크 거물들을 보게 됐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글로벌 AI 리더들의 회동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

식당과 호텔을 방문한 손님들은 한국 대통령과 글로벌 AI 빅테크 리더들의 회동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비영리기구에서 일하는 브리앤 베세다 가족은 24일 "우리는 북부 지역에 사는데 주말에 가족 나들이를 나왔다가 우연히 한국 대통령과 빅테크 거물들을 보게 됐다"며 "경호가 삼엄해서 챗GPT한테 물어봤더니 AI 거물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놀랐다"며 이 대통령과 CEO들이 마주 앉은 테이블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왕태석 선임기자(청와대사진기자단)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가치 합계가 2경 원을 넘는 한국과 글로벌 대표 기업들이 오랜 시간 뜻을 모아 준비해 온 대규모 AI 투자 이니셔티브를 전 세계에 알린다"며 한국을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엔비디아는 공식 엑스(X) 계정을 통해서도 "지금은 한국의 황금기"라며 "함께 한국과 세계를 위한 AI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X 캡처

빅테크 수장들은 'AI 서밋' 자리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한국의 '메모리'를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공식 엑스(X) 계정을 통해서도 "지금은 한국의 황금기"라며 "함께 한국과 세계를 위한 AI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국의 메모리 위상은 대중에게도 각인돼 있다. 베세다가 "한국이 AI 강국이라는 것은 (AI 비전문가인) 나도 안다"고 말하자 그의 남편은 "그녀는 학교 교사인 나보다 세상 이치에 밝다"며 추켜세웠다.

샌프란시스코=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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