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예방접종, 고령 중심 '새 판' 짠다…폐렴구균 백신 등 단계적 확대

박정렬 기자 2026. 7. 2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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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하반기 우선 검토 백신에
폐렴구균 단백결합백신 등 선정
질병 부담 큰 성인·고령층 '확대'
백신 4차 접종 대상자가 기존 60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에서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된 18일 서울 종로구보건소를 찾은 시민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초고령사회를 맞아 국가예방접종 정책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영유아·소아 중심에서 성인·고령층의 질병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백신 대상이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질병관리청은 최근 하반기 업무보고를 통해 효과성이 확인된 고령층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단백결합백신(PCV)을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 검토' 대상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재 무료 접종하는 일반 독감 백신을 75세 이상은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으로,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에서 23가 다당백신(PPSV23)→PCV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질병청은 "고령층 보호를 위해 더 높은 예방효과를 가진 백신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품목허가부터 도입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는 등 접종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질병청의 결정은 국가예방접종 정책의 우선순위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 폐렴 사망자는 2024년 기준 3만133명으로 암·심장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위에 해당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사망자의 약 90%로, 이 연령층의 연간 폐렴 치료비(요양급여비용, 2024년 기준)는 8500억원에 달한다.

폐렴구균 백신 종류별 예방접종 횟수/그래픽=이지혜


폐렴구균과 독감 백신은 고령층의 폐렴 위험을 직·간접적으로 낮출 수 있지만, 국내 예방접종 정책의 무게추는 질병 부담이 큰 성인·고령층보다 어린 아이에 기울어져 있었다. 소아 예방접종이 PCV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업데이트됐지만 성인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2013년 PPSV23 도입 이후 13년간 이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PCV를 맞으려면 15만원 안팎을 자비 부담해야 해 '질병 부담이 큰 집단일수록 예방 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려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번에 우선 검토되는 백신 중 PCV는 OECD 38개국 중 32개국(84.2%)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이 진행되거나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2024년 성인 PCV 권고 대상을 기존 65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했고, 일본과 영국도 올해부터 성인 정기접종 백신을 PPSV23에서 PCV20으로 전환했다. 독일·프랑스·캐나다 등도 PCV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아직은 PCV가 '우선 검토 대상'일 뿐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질병청 역시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단계적 도입을 추진한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도입 방식 등을 밝히진 않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고령층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질병청도 PCV와 고면역원성 백신의 '신속 도입'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예방접종 편입 과정은 방역당국의 '백신 체계 고도화' 의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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