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민 대출 숨통 틔운다… 금융당국, 가계대출 총량관리 예외 검토

유준호 기자 2026. 7. 26. 10: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청년·서민 등 실수요자 대상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함께 잔금대출뿐 아니라 이주비·중도금 등 주택 공급과 직결된 집단대출도 총량 관리 예외로 두는 방안을 함께 논의 중이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를 지원하고, 주택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금융 지원에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스1

26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큰 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청년이나 서민 등 실수요자가 불편을 겪는 부분은 합리적으로 조정해 주려는 것”이라며 “이들에 대해서는 핀셋으로 지원하되, 필요하면 총량 관리와 별도로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대출 총량 관리에서 실수요자 ‘핀셋 지원’

구체적으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청년·서민 등 실수요자 대출을 예외로 인정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로 1.5%를 제시하면서도, 정책서민금융과 민간 중금리 대출 등은 관리 실적 집계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 같은 예외 대상을 청년·서민 등 실수요자 대출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도 역시 지난 23일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에서 “꼭 필요한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구매자, 서민 주거 등에는 구체적 타당성을 갖고 핀셋형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며 실수요자 지원 필요성을 주문했다.

다만 실수요자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는 과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거주 여부 등을 기준으로 실수요자를 구분할 수 있겠지만, 무엇이 실수요이고 투기인지 일률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워 고민이 있다”고 했다.

주택 공급과 직접 관련된 집단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중도금·잔금대출 등이 대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2년 전 분양된 주택의 잔금대출이 최근 대출 규제로 막혀 입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연을 듣고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렇게 만들면 사실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주비 대출 규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보 기준을 종전 주택에서 신축 주택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된다. 현재는 종전 주택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LTV 40%를 적용하고 있는데 신축 주택으로 변경되면 대출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 제한 등 관리 기조는 유지

다만 금융당국은 고강도 대출 관리 기조는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정책대출 제외)은 649조5398억원이다. 지난해 말 644조9761억원과 비교하면 4조5637억원 늘어 가계부채 총량 관리의 필요성은 여전한 상태다.

대표적인 추가 관리 방안으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 제한 강화가 거론된다. 은행권 전세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의 보증을 바탕으로 취급되는데, 보증 비율을 추가로 낮추거나 보증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

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에서 80%로 낮췄다. 같은 해 9·7 대책에서는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한도를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했다.

특히 전세대출은 이 대통령이 집값 상승 원인으로 여러 차례 지적해온 분야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토론회에서도 “전세를 쉽게 하도록 서민을 지원해준다며 전세 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해 줬다”며 “너무 과한 바람에 집값 폭등의 한 원인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대출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 따른 비용을 부과한다는 취지로, 고액 대출자에게 대출액의 1~2%를 부담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이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15일 금융위원장 주재 토론회에서 처음 제안했고, 이 대통령도 지난 23일 대토론회에서 관심을 보였다. 다만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이 도입될 경우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이 추가돼 조세 저항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