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장특공제는 고가 주택에 더 큰 혜택, 역진적 구조 문제”…강남3구·용산 공제금액 78.6% 차지

임광현 국세청장이 부동산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고가 주택일수록 더 큰 혜택을 받는 ‘역진적 구조’라고 공개 비판했다. 국무총리실 주재 부동산 정책 토론회를 하루 앞둔 시점인 데다 국세청장이 세제의 구조적 문제를 직접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임 청장은 26일 엑스(X)에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해주기 때문에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며 “현행 장특공제는 과하게 역진적”이라고 밝혔다.
장특공제는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연 4%씩 공제율이 늘어나며, 각각 최대 40%까지 인정돼 합산 최대 8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임 청장은 2024년 양도소득세 신고 통계를 제시하며 지역 쏠림 현상도 지적했다. 전국 2만4816호의 1가구 1주택이 5조320억원의 장특공제를 받았는데, 이 중 90%인 4조5000억원이 서울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공제액이 3조5000억 원으로 78.6%를 차지했다. 반면 도봉·금천·중랑·노원·동대문·관악·은평·구로 등은 공제 혜택을 받은 비율이 0~0.2% 정도로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특공제를 많이 받은 전국 상위 100호 가운데 99호는 서울에 있었고, 이 중 87호가 강남구(68호)와 서초구(19호)에 속했다. 장특공제 혜택이 서울, 그중에서도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쏠렸다는 지적이다.
임 청장은 “평균 공제 금액은 강남구가 41억원, 서초구는 33억원에 달했다”며 “강남구 주택 한 채를 양도하면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이라고 했다.
그는 “조세는 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누진성이 기본 원칙”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은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집중되는데, 장특공제가 이를 그대로 보장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제도가 ‘똘똘한 한 채’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청장은 “세제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며 “중산층에 대한 장특공제는 보호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에 대한 장특공제를 무한정 해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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