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망 동의’로 임금피크제 도입한 롯데쇼핑…대법원 “무효”

송응철 기자 2026. 7. 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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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돼야”…파기환송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롯데쇼핑의 사내 전산망을 통한 임금피크제 과반수 동의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연합뉴스

롯데쇼핑 근로자들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사내 전산망을 통한 임금피크제 과반수 동의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집단적 의사결정 과정이 동반되지 않은 개별적 동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최근 롯데쇼핑 근로자 A씨 등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 중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감액분 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2014년 정년을 만 57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8세부터 임금이 25~40% 줄어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문제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근로자 동의를 받는 방식이었다.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당시 롯데쇼핑과 단체교섭을 진행한 노조는 가입자 수가 근로자 과반에 못 미쳤다. 이에 롯데쇼핑은 사내 전산망에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취업규칙 개정안을 공지하고 일주일간 동의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근로자 4906명 중 78%에 해당하는 3857명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고, 롯데쇼핑은 2016년 1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다.

A씨 등은 임금피크제 도입이 무효라며 2022년 12월 소송을 냈다. 1·2심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인 임금피크제 도입에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과반 노조가 없는 경우 사업장 전체 또는 기구별·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해 찬반 의사를 모으는 회의 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사내 전산망 과반수 동의만을 근거로 한 취업규칙 변경은 유효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당시 공지사항에 임금피크제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었던 점도 지적했다. 동의 절차 성격 역시 '단체협약 체결 및 근로기준법 변경에 따른 개정 사항을 취업규칙에 반영하는 것'으로 기재돼 직원들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동의권 행사임을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상호 간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 의견을 집약하는 등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돼야 한다"며 "이런 실질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동의 의사를 표시한 근로자 수가 형식적으로 절반을 넘는다고 해도 그 취합 결과가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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