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율곡 품은 VIG…가격보다 ‘방산 보안·사업 연속성’ 승부수 [주간 ‘딜’리버리]

안효정 2026. 7. 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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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앵커·KCGI 제치고 우협 선정
토종 PEF 강점·밸류업 전략 주효
율곡 본사 전경 [율곡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항공우주 부품업체 율곡의 새 주인으로 VIG파트너스가 낙점됐다. 치열한 경쟁 끝에 방산 보안성과 사업 연속성, 인수 후 성장 전략을 앞세워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KCGI 등 쟁쟁한 후보자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WJ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은 지난 21일 율곡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VIG파트너스를 선정했다. 거래 대상은 JKL파트너스·WJ PE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47.09% 전량과 창업주이자 현재 최대주주인 위호철 대표의 지분(47.23%) 중 일부다.

위 대표가 보유하게 될 잔여 지분율은 현재 세부 상의 중이며, 향후 VIG파트너스와의 주주간 계약 체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율곡의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 4000억원대로 거론된다.

이번 인수전에서 성패를 가른 요인은 단순히 ‘누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는가’하는 정량적 조건보다 딜의 정성적 완성도에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가 안보 및 공급망과 직결된 방산 보안성, 그리고 창업자와 글로벌 고객사 등이 요구한 사업 연속성이 딜의 판도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율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핵심 협력사로 보잉·에어버스 공급망에 부품을 납품할 뿐만 아니라 일부 방산 사업 부문도 영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측에선 방산 부문의 특수성을 고려해 외국계 자본이 아닌 국내 토종 펀드를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방산 및 항공 부품 사업의 특성상 해외 자본에 대한 검증 절차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면서 “(매각 측이) 기술 유출 우려 등의 문제를 차단하고 고객사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VIG파트너스가 순수 국내 자본으로서 쌓아온 신뢰와 딜 경험이 우협 선정에 결정적인 강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이후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가능성 측면에서도 VIG파트너스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측 역시 피인수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파트너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VIG파트너스는 추가 유상증자와 볼트온(Bolt-on) 등 적극적인 자금 투입 및 성장 전략을 제시해 매각 측의 긍정적 평가를 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스타항공 등 기존 항공 산업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며 쌓은 높은 업계 이해도 역시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분 구조 역시 사업의 지속성을 다각도로 고려해 설계됐다. 이번 거래는 컨소시엄 보유 지분 매각과 함께 창업자 위 대표의 지분 중 일부가 함께 인수되는 방식이다. 위 대표는 잔여 지분을 보유한 채 경영 및 주요 의사결정에 계속 참여할 전망이다. 위 대표가 그간 프로젝트 수주와 관련한 핵심 역할을 전담해 온 만큼, 그의 부재를 우려한 글로벌 고객사의 요청과 창업자의 경영 의지가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다.

한편 이번 인수는 VIG파트너스의 5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진행된다. 율곡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면 해당 펀드의 소진율은 약 80%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VIG파트너스가 5호 펀드 소진을 기점으로 조만간 6호 블라인드펀드 결성 작업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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