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심장도 전쟁 표적됐다… 데이터센터 몰린 수도권의 위험 [박수찬의 軍]

박수찬 2026. 7. 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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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자폭드론이 노린 데이터센터
전력·냉각만 노려도 데이터센터 마비
수도권 60% 집중…북한 드론에도 취약

새로운 전쟁의 무대가 우리 눈앞에 열리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디지털 생활을 떠받치는 데이터센터가 전쟁의 표적이 됐다.

이란 샤헤드 자폭드론이 AI 데이터센터를 공격하는 모습을 묘사한 상상도. AI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다. 제미나이 AI 생성 이미지
지난 2월말부터 시작된 이란 전쟁은 중동 내 주요 시설들이 대대적인 공습에 노출된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도 피격됐고, 실질적인 피해도 발생했다. 또다른 형태의 비대칭 전쟁이 등장한 것이다.

경제와 군사 작전이 인공지능(AI)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고, 민간과 군사 분야 AI 경계도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데이터 센터가 유사시 공격받는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데이터센터 시장도 이같은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조지아주 파예트빌에 있는 데이터센터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전쟁에서 처음 드러난 위협

지난 2월 발발한 이란 전쟁에서 이란 측은 3월부터 중동에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센터를 타격했다.

국가가 민간 데이터센터를 의도적으로 공격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이란 샤헤드 자폭드론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2곳을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구조적 손상과 전력 공급 차단, 소화 작업으로 인한 침수 피해 등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UAE 내 인터넷뱅킹 등 디지털 서비스에 장애가 일어났다. 

이후 이란 측은 데이터센터를 향한 압박 강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미국 18개 빅테크 기업을 공격 대상으로 지정했다. 또한 두바이 소재 오라클 데이터센터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는데, 두바이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란은 UAE에 있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를 겨냥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지난 21일엔 바레인 소재 아마존의 중앙 데이터 인프라를 순항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있는 데이터센터 옥상에 설치된 냉각시스템들이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의 중동 내 데이터센터 위협과 공격 시도는 미국의 취약점을 노린 카드로 평가된다.

미국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중동 내 중국의 IT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고자 걸프 지역에 AI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는 미 본토 타격이 불가능한 이란에게 새로운 옵션을 제공하는 결과가 됐다.

미국의 첨단 자산에 타격을 입혀 미국에 심리적·경제적 충격을 주겠다는 의도다.

데이터센터는 공격하기 쉽고, 효과는 큰 표적이다.

부지가 넓고 지상에 노출되어 있어서 상업용 위성으로도 위치와 좌표를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보안도 취약하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보안체계는 불법 침입자를 저지하는 펜스·경비원·CCTV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중 위협엔 무방비상태다. 자폭드론 공격에 취약한 셈이다.

군사시설처럼 방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데도 군은 네트워크중심전과 AI 활용을 위해 데이터센터에 의존하고 있어서 약간의 공격으로도 큰 타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데 필수적인 냉각·전력 등 지원체계는 서버실보다 공격하기가 더 쉽다.

서버를 파괴하지 않아도 지원 시설을 타격하면 데이터센터 전체가 마비된다.

단일 데이터센터를 지역 내에 여러 개로 분산시켜도 자폭드론으로 동시 공격하면 무력화된다.

네트워크 중심전을 통한 정밀·신속 타격전과 실시간 지휘통제 등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군 사령부나 보급 시설처럼 대공방어망을 갖추지 못한 데이터센터는 약간의 타격만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란 전쟁에서 드러난 셈이다.

때문에 해외에선 데이터센터 보안 체계에 대(對)드론 시스템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데이터센터로 접근하는 드론을 탐지·식별·요격하는 무기를 갖추려는 것이다.

이는 보안 비용 증가를 초래한다.

방벽과 차량진입차단 시설 등의 보안 체계 구축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반면 드론 탐지를 포함한 첨단 보안체계는 건설비의 최대 5%에 이르는 비용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마비로 인한 경제·군사적 피해 증가 위험을 감안하면, 데이터센터 보안에 대드론 장비가 추가되는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관계자가 데이터센터 관련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제공
◆사이버 공격도 위험성 높아

자폭드론 등으로 데이터센터를 직접 타격하는 대신 사이버 공격을 감행, 혼란을 가중시키는 방법도 있다.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잠재적인 해킹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이를 이용하면 자폭드론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큰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우선 데이터센터의 서버에 대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킹을 통해 서버를 장악하면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데이터센터 운영사도 해킹 위협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방화벽 등을 뚫는 것이 걸림돌이다.

방화벽을 무력화하면서 해킹을 하는 대신 데이터센터 운영 관련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운영 인프라는 데이터센터의 사이버 보안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데이터센터와 연결된 외부 전력·통신망, 냉각·제어시스템 등은 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지원체계지만, 센터 벽 안에 있는 서버보다는 보안 강도가 낮다.

운영 인프라 중 하나만 마비시켜도 데이터센터의 정상 가동을 방해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서버 내부 모습.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제공
해커 입장에서는 굳이 서버를 직접 해킹하기보다는 운영 지원 인프라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더 용이한 셈이다.

AI 관련 인프라가 오류를 일으키도록 부추기는 방법도 있다.

직접적인 해킹을 하지 않고, 가짜 데이터를 대량으로 방출하는 등의 방식이다. 

우선 입력하는 데이터를 조작해서 운영자가 원치 않는 동작을 하도록 유도하는 기법이 거론된다.

운영자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움직임이 발생하면, 일정 수준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신뢰성이 의심되는 가짜 데이터가 대거 유입되면, 운영자로선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깨질 수밖에 없다.

네트워크 중심전이 대세인 상황에서 디지털 데이터의 신뢰 저하는 치명적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데이터센터 보안도 물리적인 보안과 사이버 보안, 운영체계 보안을 통합한 체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LS전선 직원이 데이터센터에서 케이블을 점검하고 있다. LS 전선 제공
◆한국도 대비해야

한국도 이같은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이터센터는 기업과 기관의 핵심 디지털 설비를 집중적으로 관리·운영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서버, 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통합·관리한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2024년 기준으로 국내에는 160여개의 민간·공공 데이터센터가 있다.

이 가운데 60%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강원 지역은 6개에 불과하다. 

이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과 인프라 접근성 등에 따른 것이다.

LG CNS 부산 데이터센터 전경. LG CNS 제공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는 전압 강하가 없고 정전 위험이 낮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중요한 금융 등의 서비스는 이용자와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야 데이터 이동 속도가 빠르다.

대도시는 핵심 통신망이 밀집되어 있어서 광케이블 연결이 원활하다.

문제는 경제적 측면에선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안보 측면에선 잠재적 위험이 있다.

북한이 개발한 신형 자폭드론이 발사관에서 사출되어 상승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특히 북한과 가까운 수도권은 항만, 해군·공군기지,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발전시설 등이 좁은 지역에 밀집한 모양새다.

이같은 상황에서 데이터센터까지 모여있다.

이는 장사정포나 자폭 드론 등의 직·간접적 타격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북한 중앙과학기술통보사들이 업무를 진행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자폭드론 개발·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란처럼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자폭드론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운영한 라자루스 등의 해킹 조직을 앞세워 데이터센터를 해킹하거나 전력·통신망을 사이버 공격해서 디지털 체계를 혼란에 빠뜨릴 위험도 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 이전을 추진하는 한편 드론·사이버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복합 보안체계를 구축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공격을 저지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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