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아파트도, 프라하 게스트하우스도…유럽엔 왜 방충망이 없을까?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방충망이 없는 창문을 쉽게 볼 수 있다. 처음 접한 한국인들은 “모기가 없나?”라는 의문을 갖기 마련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유럽에도 모기와 파리, 벌은 있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대부분의 집에 방충망을 설치할 만큼 벌레가 흔한 환경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후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와 장마가 이어지면서 모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반면 서유럽의 많은 지역은 여름이 상대적으로 짧고 밤 기온도 낮은 편이다. 겨울은 길고 추워 모기 개체 수가 크게 늘기 어렵다. 북유럽으로 갈수록 이런 특징은 더욱 뚜렷하다.
방충망 문화가 자리 잡지 않은 배경에 건축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 도심에는 수백 년 된 석조 건물이 흔하다. 밖으로 여는 여닫이창이나 안팎으로 열리는 특유의 창문 구조는 우리나라처럼 탈부착형 방충망을 설치하기 쉽지 않다. 역사적 건축물은 외관을 유지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창틀을 마음대로 바꾸기도 어렵다.
생활 방식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창문을 오래 열어 두고 자연환기를 하는 문화가 익숙하다. 반면 유럽은 지역에 따라 창문을 여는 시간이 짧거나, 외부 차양과 두꺼운 벽으로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집이 많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유럽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이 오르면서 모기와 해충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모기 방제를 강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한국처럼 대부분의 가정에 방충망이 설치된 형태가 일반적이지는 않다.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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