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이란전 전사자 축소 논란… 보훈단체 "역겨운 일"

문재연 2026. 7. 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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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서 사망자 18명→14명 축소
부상병, 7월 이란 교전 재개 후 통계 미반영
상공에서 미국 국방부(전쟁부) 본청 청사인 펜타곤을 촬영한 사진. 촬영은 2023년 8월 27일 이뤄졌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미군 전사자 공식 집계 수치를 축소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 국방부의 국방 사상자 분석시스템(DCAS)은 2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이란 전쟁으로 발생한 미군 사망자가 14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기존 18명에서 14명으로 축소한 수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집계가 이틀 전부터 축소돼 있었다며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요르단과 이라크에서 숨진 미군 4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휴전을 선언한 이후 사망했기 때문에 집계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역대 전쟁에서 발생한 전사자 수를 비교하는 글을 올리면서 이란전에서 사망한 미군이 18명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이란과의 전쟁으로 전사한 미 육군 장병 4명의 유해 귀환 및 운구식에도 참석했다.

미 국방부(전쟁부)의 국방 사상자 분석시스템(DCAS)이 25일 기준 집계한 이란 전쟁 미군 사망자 수(아래)가 18명에서 14명으로 4명이 줄어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위)에 이란 전쟁으로 사망한 미군 숫자를 18명이라고 썼다. 엑스·DCAS 홈페이지 캡처

조엘 발데스 국방부 대변인 대행은 "웹사이트상의 일시적인 데이터 오류이며 각 군과 협조해 해결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부상병 수도 축소돼 논란은 커지고 있다. 공식 집계를 하는 DCAS상에서 부상병 수는 22일 482명에서 다음 날 42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본보가 확인한 부상병 숫자는 다시 417명으로 줄었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미국과 이란 사이 교전이 재개된 7일 이후 약 100명의 부상병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전사자 명단에는 사망 장병 14명이 아닌 13명의 이름만 올라 있다. 미 CBS뉴스는 "국방부는 부상자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해당 웹사이트를 참조하라고만 안내했고, 사이트는 며칠째 갱신되지 않았다. 최근 사망자도 반영하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보훈단체 등 반발

군 관련 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해군 참전용사이자 보훈 단체 '오퍼레이션 R.J.S.' 설립자인 타냐 스타모스는 NYT에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장병들의 수를 낮추는 것은 진심으로 역겹고 참담한 일"이라며 "정부가 이들의 이름을 역사에서 지워 버리려 하는 것은 유가족과 군인들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9·11 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 '밀리터리 패밀리스 스피크 아웃'의 제프 메릭 이사는 "우리 군과 그 가족들에 대한 총체적 무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란 전쟁 기간 중동에 파병됐던 도미닉 아쇼티는 국방부의 통계 수정이 "심각한 무능"이거나 "현실을 오도하거나 왜곡하려는 의도적 시도"라고 NYT에 말했다.

의회도 국방부를 상대로 고강도 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 상원의원단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전쟁에서의 전사자 및 부상자 수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와 보고를 요구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최근 사망한 장병 4명 중 한 명인 뉴욕 출신의 엔젤 램퍼새드 하사 이름이 국방부 집계에서 "삭제"된 것을 보고 "분노"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정치적으로 불리해졌다고 해서 이 전쟁의 인적 대가를 마음대로 수정할 수 없다. 램퍼새드 하사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력·예비군 담당 공군 차관보를 지낸 알렉스 와그너는 미 ABC뉴스에 "정확한 사상자 보고는 대다수 미국인이 전쟁의 실제 대가를 체감할 수 있는 유일한 고리"라며 "그 대가는 전체 인구의 1%도 되지 않는 복무 장병과 그 가족들이 거의 전적으로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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