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웨어러블 기기 아냐…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으로 키운다”

이혜선 2026. 7. 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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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일 쓰는 안경으로 개발"
착용감·경량화 최우선 과제
메타 등 경쟁사와 본격 맞대결
최재인 삼성전자 MX사업부 XR개발팀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스마트 안경인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가 아닌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쌓은 모바일 인공지능(AI) 경험을 안경 폼팩터로 확장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기존 디바이스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일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최재인 삼성전자 MX사업부 XR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봤을 때 쓰고 싶고, 실제로 썼을 때 하루 종일, 매일 쓸 수 있는 안경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며 "기술이 있지만 기술이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올드빌링스게이트에서 지난 22일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한 관람객이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인텔리전트 아이웨어가 일상 기기로 정착하려면 하루 종일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착용감과 경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사람마다 얼굴형과 코, 볼, 귀 모양이 다른 만큼 안경 제조사의 노하우를 접목하고 인체공학 설계를 반복해 다양한 사용자가 편안할 수 있는 안경을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 무게를 줄이면서도 디자인과 내구성, 배터리 성능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개발의 출발점이었다.

개발 과정에서는 기존 모바일 제품을 만들 때와 다른 고민도 이어졌다. 일례로 얼굴에 바르는 선크림에는 알코올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자칫 안경다리에 탑재된 오픈에어 스피커에 스며들면 오디오 성능이 저하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었다. 개발팀은 실제 선크림을 스피커에 반복적으로 주입한 뒤 고온과 진동 환경까지 구현하며 테스트를 거듭한 끝에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젠틀몬스터 협업 모델. 삼성전자 제공


안경다리에도 생각보다 많은 기술이 집약됐다. 좌우를 연결하는 회로기판(PCB)과 배터리, 센서, 스피커 등 다양한 부품을 제한된 공간에 넣으면서도 내구성과 좌우 무게 균형까지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했다. 힌지 안쪽으로 인쇄회로기판(PCB)을 보호하는 구조를 적용하고, 안경을 수년간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다음 개폐 시험을 반복해 접고 펴는 동작이 누적돼도 회로 성능이 유지되도록 구조를 보완했다. 내부 부품의 배치도 반복적으로 조정한 끝에 회로 안정성과 착용감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 일도 쉽지 않았다. 안경은 스마트폰보다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훨씬 제한적인 만큼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 엔지니어 50여명은 공동 개발 태스크포스(TF) 개념의 '파워 캠프'를 꾸려 기기와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반의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워비파커 협업 모델. 삼성전자 제공


인텔리전트 아이웨어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사회적인 인식이다. 일반 안경과 외관상 구분이 어려운 탓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촬영·녹화 시 표시등(LED)이 점등되도록 하고, 실제 얼굴에 착용했을 때만 카메라가 작동하는 착용 감지 기능을 적용했다. 표시등을 의도적으로 가리거나 테이핑하는 경우에도 촬영 기능이 자동 차단된다.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경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모바일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 부사장은 "폰을 주도적으로 만드는 업체 중 (스마트 안경 시장에) 들어간 건 삼성이 처음"이라며 "삼성이 제시한 기준이 업계의 높은 기준이 돼 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런던(영국)=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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