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노하우, AI와 접목…숙련기술 디지털화 본격 착수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③]

이연우 기자 2026. 7. 2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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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30개 과제에 480억원 들여 ‘제조 암묵지 기반 AI 모델’ 추진
고령화·인력 단절 직면 뿌리산업 현장에 디지털 전환 돌파구 기대
산업통상부 청사. 연합뉴스


숙련기술인 양성과 숙련기술 전수를 위해 정부가 제조 명장들의 노하우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그동안 고숙련자들의 머릿속과 손끝에만 머물던 공정 감각을 인공지능(AI) 데이터로 규격화해, 업계의 인력 단절을 끊고 중소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제조 명장 등 숙련기술인의 경험과 직관, 판단 등 이른바 ‘암묵지(暗默知)’를 데이터화하고 AI로 보존·구현하는 ‘제조 암묵지 기반 AI 모델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급성과 파급효과가 큰 30개 과제를 선정해 1년 동안 과제당 16억원씩 지원, 2026년 추경 예산으로 총 480억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이번 사업은 고령화와 숙련 인력들의 은퇴가 가속화되면서 제조 명장들의 암묵지가 흔적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데 따른 긴급 처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선 ▲철강 ▲자동차 ▲섬유 ▲화학 등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주요 업종의 명장들이 가진 감각적 노하우를 AI 모델로 옮겨 심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안에 해당 사업이 본격 시행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제조업체와 뿌리산업 생태계가 밀집한 경기도 산업 현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월·시화 산단 등을 비롯한 도내 뿌리산업 현장은 숙련기술자들의 은퇴 시기는 다가오는 반면, 청년 인력의 유입은 끊겨 ‘기술 전수의 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 기업이 영세한 탓에 자체적인 디지털 전환(DX)이나 AI 도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처지였다.

실질적으로 이번 사업은 제조 분야의 AX(인공지능 전환) 가속화에 초점을 맞춰, 도내 제조기업과 AI 전문기업 간의 유기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생 모델을 만드는 것이 취지다. 현장에서 예상하는 이번 사업의 내용을 예로 들면 ‘명장이 손으로 짚어내 판단하던 미세한 결함 패턴을 AI 모델로 재현해 불량률 낮추기’,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하던 숙련공의 설계도면을 AI가 자동 제작하기’ 등이 있다.

우선 금형, 용접, 표면처리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되면, 향후 그 성과에 따라 전통적 도제식 기술이 이어지던 여타 산업 분야 전반으로 범위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내 중소 제조업의 일자리 지형과 노동 환경이 육체노동 중심에서 데이터 관리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룰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배명직 대한민국숙련기술인총연합회 회장은 “뿌리산업은 젊은 세대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언젠가는 이런 기술도 대체가 돼야 할 기술”이라며 “인력난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전혀 배우지 않는 상황까지 왔는데, AI가 할 수 있는 건 명장 기술도 전수해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 회장은 “도자기처럼 손끝 감각으로 재현하는 건 그대로 가야 하겠지만 단순한 기술은 AI로 가야 하는 만큼 서로 융복합이 돼야 한다”며 “명장이 기술로 작업하더라도 단순한 파트는 AI를 활용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사람만이 가능한 1㎜의 기술, 다시 뜨는 명장의 손끝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9580332

“AI는 숙련기술의 끝 아닌 새로운 시작” [인공지능 시대, 명장의 기로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09580334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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