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옥” ‘푸틴의 고향’도 자존심 구겼다…3조원 ‘잿가루’ 위성 포착 [배틀라인]

권윤희 2026. 7. 2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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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라인 3줄 요약]
● 우크라이나가 ‘40일 영향작전’ 막판, 종심타격을 강화해 정유·방산시설에 이어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물류망까지 공격했다.
● 18일부터 현재까지 와일드베리스 관련 시설 최소 9곳이 피격돼 9명이 숨지고 80명 이상이 다쳤으며, 소실된 상품 피해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됐다.
● 러시아군의 보조 병참망과 국민의 일상을 동시에 압박하는 이번 공세가 종전 여론을 흔들지, 오히려 러시아 내부 결속을 키울지는 미지수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직선으로 약 900㎞ 떨어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부 슈샤리 지역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에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6.7.25 텔레그램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직선으로 약 900㎞ 떨어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부 슈샤리 지역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에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6.7.25 텔레그램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직선으로 약 900㎞ 떨어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부 슈샤리 지역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에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돌진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6.7.25 텔레그램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편의상 통칭 ‘상트페테르부르크-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 내 와일드베리스 시설에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돌진하고 있다. 2026.7.25 텔레그램

러시아에 종전 압력을 가하기 위한 ‘40일 영향작전’을 수행 중인 우크라이나가 종료 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두고 러시아 후방에 대한 종심타격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유시설과 방산업체에 집중됐던 공격은 러시아인의 일상과 맞닿은 전자상거래 물류망으로 확대됐다. 드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날아들었다.

25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해 ‘장거리 제재’를 계속 가하고 있다”며 “어젯밤 우리 장병들은 러시아 각지에서 이 전쟁을 떠받치는 표적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장거리 제재’는 러시아 후방의 군사·군수·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는 종심타격 작전을 가리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표현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보안국(SBU)이 40일간 수행할 대러시아 영향작전을 승인했다.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국민에게 전쟁 비용을 체감시켜 크렘린궁에 종전 압력을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별도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타격 작전을 통합 지휘할 별도 지휘조직을 창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BU의 40일 영향작전이 시한을 정한 한시적 작전이라면, 군 지휘체계 개편은 러시아 후방 타격을 상설 임무로 전환하는 조치다.

러 키로프 방산공장·튜멘 정유시설 타격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로프의 공장이 또다시 타격을 받았다”며 “러시아가 우리 국민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무기의 부품을 공급하는 곳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200㎞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튜멘의 정유공장과 예카테린부르크의 물류시설, 로스토프나도누의 연료·윤활유 저장기지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카스피해에서 실시한 장거리 타격도 매우 큰 성과를 거뒀다”며 “이란과 관련된 군수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선박들과 군함 1척이 타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함정 이름과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최대 1750㎞ 떨어진 예카테린부르크의 물류시설은 앞서 우크라이나군의 잇단 표적이 된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 소유다.

다만 피해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측은 격추된 드론 잔해가 떨어진 인근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다. 와일드베리스는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운영을 중단했다가 약 4시간 뒤 작업을 재개했다.

드론 경보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진행 중이던 러시아 육상선수권대회도 일시 중단됐다. 선수와 관중들은 경기장을 떠나 대피했다.

드론, 푸틴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하루 전인 24일에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직선으로 약 900㎞ 떨어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인근 레닌그라드주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이 공격당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으로도 잘 알려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남부 슈샤리 지역의 물류시설에서는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불과 수㎞ 거리에 있는 레닌그라드주 ‘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편의상 통칭 ‘상트페테르부르크-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도 타깃이 됐다.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주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브세볼로즈스크 지구 노보사라토프카 마을에 있는 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 내 와일드베리스 시설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산불 감시 시스템 FIRMS는 이날 오전 해당 지역에서 열원을 감지했다.

와일드베리스는 슈샤리와 레닌그라드주 물류시설의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18일 첫 대규모 공격…8명 사망·약 80명 부상

와일드베리스 드론 피격은 지난 18일 이후 벌써 네 번째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8일 모스크바주 엘렉트로스탈과 탐보프주 코토프스크에 있는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엘렉트로스탈 시설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500㎞ 이상, 코토프스크 시설은 약 700㎞ 떨어져 있다.

현지 당국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코토프스크에서 야간 근무자 7명이 숨졌고, 엘렉트로스탈에서 1명이 사망했다. 두 시설의 부상자는 약 80명으로 집계됐다.

두 물류시설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상당한 재고와 시설이 소실됐다. 다만 두 곳 모두 재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와일드베리스는 코토프스크 물류시설을 점검한 뒤 23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엘렉트로스탈 시설의 완전한 운영 재개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22일에는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연면적 15만㎡ 규모의 시설에서 발생한 불길은 수십㎞ 밖에서도 목격됐다. 스타브로폴주 네빈노미스크에 있는 약 12만㎡ 규모의 물류시설도 공격을 받았다.

현지 당국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와일드베리스 관련 시설에 대한 일련의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숨지고 80명 이상이 다쳤다.

러 온라인시장 절반 차지…물류시설 200여곳

와일드베리스는 고려인 출신 기업인 타티야나 킴이 2004년 창업한 업체로 ‘러시아판 쿠팡’, ‘러시아판 아마존’으로 불린다. 러시아 온라인 소매시장 점유율은 약 50%, 월 이용자 수는 약 8100만명에 달한다. 2025년 러시아 내 거래액은 전년보다 49% 늘어난 6조 1000억 루블(약 113조원)을 기록했다.

와일드베리스는 러시아 전역에 200개가 넘는 창고와 물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가디언은 최근 공격받은 시설들의 연면적이 약 55만 2000㎡로, 와일드베리스 전체 물류 능력의 약 10%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업체는 생활용품과 의류 등 일반 소비재를 주로 판매하지만 군용·이중용도 물품도 취급한다. 웹사이트에서는 방탄복과 광학장비, FPV 드론, 드론용 광섬유 케이블, 비행제어장치와 모터 등이 판매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와일드베리스가 이런 물품의 판매·배송 경로로 활용돼 러시아군의 보조 병참망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정규 조달체계 밖에서 장비를 마련하는 러시아군 장병과 친군 성향 모금단체들이 온라인 장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와일드베리스를 통해 군복과 발전기, 드론, 차량·오토바이 부품 등을 조달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 플랫폼이 러시아군의 주력 보급로는 아니며, 개별 피격 창고에 실제로 군수품이 보관돼 있었는지도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소실 상품 3조원…중소 판매업자 직격탄

물류시설 공격에 따른 피해는 와일드베리스보다 입점 판매자들에게 집중됐다. 모스크바 소재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사이트는 일련의 공격으로 소실된 상품 가치가 약 1700억 루블(약 22억 달러·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재고를 잃은 중소 판매자들은 SNS를 통해 피해를 호소했다. 일부 판매자는 겨울 판매를 앞두고 미리 확보한 상품이 모두 불탔고, 대출 상환마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와일드베리스는 피해 판매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급 범위와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소매망에 대한 공격은 정유시설이나 방산공장 타격과 파급 경로가 다르다. 석유시설 공격이 러시아군의 연료 공급과 전쟁 재정을 겨냥한다면, 대형 물류시설 공격은 유통망과 물가, 중소 판매업자와 소비자의 일상에 직접 충격을 준다.

다만 일반 소비재와 군용·이중용도 물품을 함께 취급하는 물류시설을 군사목표로 볼 수 있는지는 별도 문제다. 해당 시설이 러시아군의 병참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 공격으로 얻을 군사적 이익이 예상되는 민간인 피해보다 큰지에 따라 국제인도법상 적법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우크라 드론, 러 흔들까 내부 결속 키울까

우크라이나의 와일드베리스 공격은 러시아군의 보조 병참망을 흔드는 동시에 러시아 소비자와 지방 주민, 중소 판매업자에게 전쟁 비용을 체감시키려는 강압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민간인 피해가 커질수록 반전 여론을 끌어내기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대감과 러시아 내부의 전시 결속을 키울 위험도 있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200㎞ 떨어진 러시아 키로프의 한 공장에서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2026.7.24 텔레그램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최대 1750㎞ 떨어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 주차장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 드론 잔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직원들은 대피 중이다. 사진은 로이터통신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보한 자료. 2026.7.25 로이터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최대 1750㎞ 떨어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 주차장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 드론 잔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직원들은 대피 중이다. 2026.7.25 텔레그램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 내 와일드베리스 시설에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2026.7.25 텔레그램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편의상 통칭 ‘상트페테르부르크-우트키나 자보디 물류단지’) 내 와일드베리스 시설에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있다. 2026.7.24 EPA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직선으로 약 900㎞ 떨어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부 슈샤리 지역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7.25 로이터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직선으로 약 900㎞ 떨어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부 슈샤리 지역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시설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인한 화재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은 로이터통신이 소셜미디어에서 수집한 자료. 2026.7.24 로이터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주 엘렉트로스탈에 위치한 ‘와일드베리’ 물류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위성 사진으로 촬영되었다. 이 시설은 전날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전소됐다. 2026.7.23 로이터 연합뉴스(플래닛랩스 PBC 제공)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와일드베리’ 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위성 사진으로 촬영되었다. 시설은 이날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 2026.7.25 로이터 연합뉴스(플래닛랩스 PBC 제공)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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