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단 만찬서 독설…‘트럼프 2028’ 모자도 등장

노현섭 기자 2026. 7.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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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격 사건으로 취소 후 석 달 만에 다시 열려
‘2028’ 모자 꺼내 들고 언론·정적 향해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에서 ‘트럼프 2028’ 모자를 던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해 한 시간 넘게 연설하며 기자와 정치권 인사들을 향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연설 말미에는 ‘트럼프 2028’ 모자를 꺼내 들어 재선 제한을 넘어선 출마 가능성을 암시하는 듯한 제스처도 취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준비된 원고와 즉흥 발언을 오가며 연설을 이어갔다.

이번 만찬은 올해 4월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총격 사건으로 취소된 뒤 약 석 달 만에 다시 마련됐다. 당시 대통령 암살 시도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기소됐다.

행사는 참석 인원을 700명 이하로 제한한 채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렸으며, 4월 행사에 초청됐던 정부 관계자와 유명 인사 상당수는 이번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초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소재로 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웠지만, 이후 언론인과 정치인을 향한 비판과 조롱을 이어갔다.

그는 CNN의 케이틀린 콜린스 기자를 언급하며 “좀처럼 웃지 않는다”고 말했고, 과거 다른 소셜미디어 인물과 혼동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앞서 콜린스 기자를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와 제리 나들러 민주당 하원의원의 외모를 희화화했고,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에게는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별명을 다시 꺼내 신체적 특징을 조롱했다. 이 과정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웃음을 참지 못한 채 이마를 짚는 모습이 포착됐다.

행사 직후 백악관 출입기자협회장인 CBS의 웨이지아 장 기자는 “오늘 행사는 수정헌법 제1조, 즉 언론 자유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비꼬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번 연설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관련 정보 유출을 이유로 언론인을 상대로 한 법적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추적하는 대상은 기자가 아니라 내부 정보 유출자”라며 “유출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들의 통화 기록 등을 조사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나타냈다.

법무부는 최근 카타르가 제공한 신형 보잉 747기의 보안 문제를 보도한 뉴욕타임스 기자들에게 발부했던 소환장을 하루 만에 철회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사안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시사했다. 앞서 연방 판사는 법무부의 소환 시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만찬장 입장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 비판 보도로 수상한 기자들과도 마주쳤다. 멕시코만 명칭 표기 문제로 백악관 출입이 제한됐던 AP통신 기자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보도로 상을 받은 월스트리트저널 취재팀, 에어포스원 보안 문제를 보도해 최근 소환장을 받았던 뉴욕타임스 기자 등이 포함됐다.

CNN의 울프 블리처가 월스트리트저널을 상대로 한 200억 달러 규모의 소송과 기자 가족이 협박을 받아 이사까지 해야 했던 사례를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언론인 단체는 백악관 출입기자협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대통령 앞에서 언론 자유를 기념하는 행사를 여는 것은 모순이라며 만찬에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1기 동안에는 이 만찬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이번이 대통령 재임 중 첫 참석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사 명칭이 자신의 이름을 따 ‘트럼프 만찬’으로 바뀌지 않는 한 다시 참석하지 않겠다고 농담한 뒤 “내년에도 올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과거 이 만찬에서 공개적으로 조롱받은 경험이 대선 출마의 계기가 됐다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에는 오히려 관심을 즐겼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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