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임금, 농협은 지방이전… 금융권 ‘두 갈래 투쟁’ 8월 격화
농협·수협·국책은행은 이전 반발 공동 대응… 지난해 총파업 넘는 긴장감

금융권 노동계의 투쟁 전선이 임금협상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로 갈라지며 빠르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임금 인상률과 주 4.5일제 도입을 둘러싼 임금·단체협상이 멈춰 섰고, 농협과 수협, 국책은행 등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측을 상대로 한 임금 투쟁과 정부 정책에 맞선 이전 저지 투쟁이 같은 시기에 겹치면서 금융권의 긴장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금융노조 총파업이 임금협상에 집중됐다면 올해는 갈등의 축이 두 갈래로 나뉘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 임금 6% 대 2.5%… 중노위 조정도 결렬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노조는 임금 6% 인상과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측은 임금 2.5% 인상안을 제시했습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까지 결렬됐습니다.
금융노조는 1인 시위부터 시작해 쟁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입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총파업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금융노조는 임단협이 최종 결렬되자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4개 은행 본사 직원 8,000여 명이 서울 광화문 일대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노조는 임금 7.1% 인상을, 사용자 측은 1.5% 인상을 요구했고 최종 인상률은 3.1%로 결정됐습니다.

■ 카카오 금융계열사도 쟁의… 인터넷은행 첫 파업 가능성
민주노총 계열 금융사에서도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부터 단체행동에 들어갔고, 카카오뱅크는 7개월 동안 진행한 임단협이 최종 결렬되면서 쟁의 절차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뱅크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벌어지는 첫 파업이 됩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연봉을 6% 후반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과급 산정 기준과 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중은행 중심이던 노사 대립이 인터넷 금융사로 번지고 있습니다.
■ 농협 지방이전설에 조합원 2,000명 집결 예고
금융권 노동계가 맞닥뜨린 또 다른 현안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입니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농협중앙회는 나주로, 농협은행 등 계열사는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NH농협지부와 금융노조 조합원 200여 명은 최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지방이전 저지 집회를 열었습니다.
오는 29일에는 중앙본부와 IT부문 조합원 약 2,000명이 참여하는 광화문 집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노조는 농협이 농업인의 출자로 설립된 협동조합인 만큼 정부가 이전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범농협 임직원 가운데 약 7만 명, 73%가 이미 수도권 밖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회와 계열사까지 분산되면 업무 연계성과 조직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는 이전 비용이 농업인 지원 재원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습니다.
■ 수협·국책은행까지 공동 대응… 금융공공기관 전선 확대
지방이전 반대 움직임은 농협에만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노조는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14개 지부가 참여하는 지방이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습니다.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한 일부 금융공공기관 노조도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유관기관의 세종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대응 대상이 더 늘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옵니다.
노조는 수도권 인력 이탈과 신규 채용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의 연평균 퇴사자는 평소 30~40명 수준이었지만 부산 이전 논의가 공식화된 2022년과 2023년 연간 100명 안팎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전 대상과 방식을 정하기에 앞서 지역균형발전 효과와 조직 운영 비용, 인재 유출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임금협상과 정책 갈등 겹친 8월
지난해 금융권 총파업은 임금 인상률과 근로조건이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올해는 여기에 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가 더해졌습니다. 금융노조는 사용자 측과 임단협을 벌이는 동시에 정부의 기관 이전 논의에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농협지부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데 이어 금융노조 산하 지부 전체가 참여하는 8월 집회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임단협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맞물리면서 금융권의 노사 갈등도 8월 들어 한층 거세질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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