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논알콜 주류' 언급량 14만 건 빅데이터 분석… 소비자 선택 기준은? [식(食)스센스]
OB '카스 0.0' 대세감 속 '제주누보' 등 맛 중심 수제 라인업 반격
"외식 채널엔 무알콜이 없다"… B2B 유통망 확장 및 경험 마케팅 필요

건강과 술자리의 분위기 함께 챙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무알콜·논알콜 주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임신부나 운전자 등 어쩔 수 없을 때만 찾던 대체재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조금씩 독자적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머니투데이방송이 산업형 AI 분석 기업 '뉴엔AI'와 함께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무·논알콜 주류 언급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관련 정보량은 14만3712건으로 3년 전(12만6150건)보다 13.9% 만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무알콜 주류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한 요소는 맛’이었다. 전체 언급량 중 맛 관련 키워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8.2%로, 건강(20.1%)이나 칼로리(19.0%), 가격(12.7%)을 크게 앞질렀다. 알코올이 없더라도 맥주 특유의 깊은 풍미와 깔끔한 목 넘김을 구현했는지 등이 소비자 만족도를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됐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및 제품별 언급량 데이터를 보면,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많이 언급하는지, 또 각 제품과 어떤 요소를 연관지어 언급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었다.
무알콜·논알콜 주류 조사 대상 10개 제품 중 온라인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건 '카스 0.0'과 '카스 올제로'였다. 상위권을 독식한 OB맥주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스포츠 마케팅'을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OB 관계자는 "성장하는 논알코올 시장에서 올 초 동계올림픽과 마라톤 등 스포츠 마케팅 활동과 유통 채널 확대가 소비자 접점 강화로 이어졌다"며 "일반 맥주 공정을 거친 뒤 알코올만 제거해 라거 본연의 풍미를 살린 '카스 0.0'부터 '4무(無)' 콘셉트의 '카스 올제로', '카스 레몬 스퀴즈 제로'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음용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수입 및 크래프트 라인인 '제주누보(63.5%)', '호가든 제로(48.4%)', '버드와이저 제로(47.3%)' 등은 맛 관련 언급 비중이 절반 안팎을 기록하고 있었다. 맛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맛 관련 언급 비중이 가장 높았던 ‘제주누보’ 제조사 제주맥주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제조 단계부터 ‘맥주 맛의 완벽한 구현’이 아닌 ‘기존 맥주보다 맛있게’를 목표로 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허준 제주맥주 CSO는 "제주누보는 에일 특유의 쌉싸름한 홉과 감귤피의 시트러스향을 논알콜 맥주에 잘 구현해냈다"며 "보통 알코올을 빼는 과정에서 맥주 특유의 타격감이 사라지기 쉬운데, 제주누보에는 제주맥주만의 노하우로 이를 채워 '논알콜 제품인지 몰랐다'는 평가를 받으며 매력적인 특색을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명확하다. 데이터 분석 결과, 부정 반응 상위권에는 "식당이나 술집, 이자카야 등 오프라인 외식 채널에서 무알콜 주류를 파는 곳이 제한적이다"라는 지적이 반복해서 나왔다. 현재 유통망이 편의점과 대형마트 중심에 쏠려 있어 외식 공간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향후 무알콜 시장이 맥주를 넘어 와인, 하이볼, 칵테일 등으로 주종이 다변화되는 동시에, 일반 식당 및 유흥 채널로의 B2B 유통망 확대가 앞으로의 성장세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분위기와 미식을 즐기기 위해 무알콜을 찾는 만큼, 외식 현장에서의 소비자 경험을 다각도로 넓혀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안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