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엔비디아와 5000억달러 AI 동맹
SK하이닉스 HBM4 공급·MS 서버용 메모리 협력 확대
앤트로픽·AWS·오픈AI와 국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구축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SK그룹이 엔비디아와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에 나선다. SK텔레콤이 최대 2기가와트(G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장기 공급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앤트로픽,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도 AI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분야의 협력을 확대한다.
SK가 반도체와 통신,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K-AI 서밋'에서 엔비디아, MS, 앤트로픽과 AI 반도체 및 AI 데이터센터 협력에 합의했다고 25일 밝혔다.
AWS와는 별도 회동을 갖고 울산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통해 형성한 파트너십을 국내 주요 거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나 메모리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장기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SK는 지난 6월 발표한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벨트 조성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에 글로벌 빅테크의 기술과 수요를 결합해 사업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와 2GW AI 팩토리 구축
SK그룹은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구축과 AI 메모리 공급을 아우르는 총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포괄적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국내에 최대 2G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고 투자 협력을 진행한다. 지난 6월 양사가 합의한 국내 GW급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GPU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인프라다. 전기를 투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존 공장과 달리 방대한 연산 자원을 활용해 AI 토큰과 지능을 생산한다는 의미에서 AI 팩토리로 불린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팩토리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SK하이닉스의 HBM4가 탑재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 '베라 루빈'을 도입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소버린 AI와 피지컬 AI, 에이전틱 AI, 기업용 AI 서비스에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고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요에 대응한다.
다만 5000억달러는 확정된 단일 공급계약 금액이 아니라 AI 팩토리 투자와 GPU, AI 메모리 등 장기간에 걸친 포괄적 협력 규모다. 실제 투자와 매출은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과 GPU 도입 물량, 메모리 공급 규모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HBM 고객 기반 확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메모리 장기 협력을 확대한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에 필요한 HBM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SK하이닉스는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 기반을 넓히는 구조다.
양사는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에서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로 확대되는 AI 인프라 수요에 맞춰 HBM을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최적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MS와도 AI 서버용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는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서버용 메모리를 MS 데이터센터에 중장기적으로 공급하고 실제 서버 환경에서 제품을 검증하기로 했다.
AI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HBM뿐 아니라 고용량 D램과 저전력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와 MS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공략해 AI 메모리 사업의 고객과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기술 리더십, 방대한 산업 기반 등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할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SK텔레콤, SK하이닉스와 한국의 다음 성장을 이끌 새로운 세대의 AI 팩토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앤트로픽·AWS와 데이터센터 연합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국내 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앤트로픽은 SK텔레콤이 국내에서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사는 2023년 SK텔레콤의 앤트로픽 투자 이후 AI 사업에서 협력해 왔다. 이번 MOU를 계기로 AI 모델과 서비스 협력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분야로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AWS와는 울산 AI 데이터센터 협력 모델을 국내 주요 거점으로 확장한다.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역량과 AWS의 글로벌 클라우드 기술, 고객 기반을 결합해 장기적으로 GW급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오픈AI와의 협력도 이어간다. SK는 지난해 10월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및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설립·운영 등에 관한 파트너십을 맺은 뒤 AI 인프라 구축 방안을 논의해 왔다.
SK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를 공급하고 SK텔레콤이 데이터센터와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그룹 차원의 수직계열화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최태원 "AI 소비국 넘어 생산국으로"
최태원 회장은 이날 K-AI 서밋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 규모가 워낙 커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글로벌 AI 시장의 실제 수요에 기반한 현실적인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과제로 국민 1인당 최소 1개의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AI 네이티브 국가' 구현과 메모리 생산·AI 데이터센터 확충을 통한 토큰 비용 절감, AI 거버넌스 확립 및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많은 지능을 만들어내는지에 달려 있다"며 "SK텔레콤의 AI 인프라 역량과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를 넘어 AI 혁신을 생산하는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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