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 ‘카지노’같다” …英 이코노미스트지의 일침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는 한국 증시 등을 지적하며 “카지노와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증시의 급격한 변동과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여정이었다”며 “코스피지수는 2025년 초 이후 거의 3배로 뛰었지만 지난 6월 이후 약 2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를 ‘충동적 도박꾼’에 빗대며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의 투기적 거래로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 증시가 급등한 가장 큰 배경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업체들이라는 점이 투자 수요를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약 2조 달러(약 2930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두 기업의 주식과 관련 상품 거래가 한국 증시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한 날도 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놀라울 정도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며 사람들이 투자하고 싶어 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과 레버리지 ETF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지적했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약 100억 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추가로 매수하고 내리면 매도하는 리밸런싱 과정을 거친다. 매체는 이러한 구조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자의 비용 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주가의 급등락까지 증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하나의 종목만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가장 위험한 상품으로 지목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시장 관리자로서 저희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 책임을 달게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투자자들은 이미 이 매력적인 신상품에 깊이 빠져들었다”며 “금융당국이 이제 와서 아무리 후회하더라도 한국 투자자들을 카지노 밖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4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기본예탁금을 오는 31일부터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당초 8월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시장 안정을 위해 시행 시기를 앞당겼다.
인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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