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바뀌었는데, 보증금 어떡하죠?”…전세금 지키려면 ‘이것’부터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6. 7. 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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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력 갖춘 임차인, 새 집주인이 전세금 돌려줘야
세입자, 대항력 없으면 새 주인에 전세금 받기 어려워
지난 19일 서울 성동구 부동산업소 매물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재훈 기자>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세값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폭등하자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셋집을 못 구할까봐 세입자들이 입주 시점보다 3~4개월 전에 전셋집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아질 정도다. 특히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전세계약 만료 전에 집주인이 집을 팔면 보증금을 누구에게 돌려받아야 하는지 몰라 혼란을 겪는 임차인들이 적지 않다.

집주인이 바뀌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차인(세입자)의 대항력 여부에 따라 보증금 청구 상대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가장 먼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계약은 이전 집주인과 맺었는데 정작 집의 주인은 바뀌었기 때문이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의 엄정숙 변호사는 25일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살고 있는 주택이 팔리면, 새 집주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는다”며 “이 경우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도 새 집주인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바뀐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에 따르면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전입신고를 하면 그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긴다. 대항력을 갖춘 후 주택이 양도되면, 같은 법에 따라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 승계되는 지위에는 보증금 반환의무도 포함되므로, 임차인은 새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전 집주인은 원칙적으로 반환 책임에서 벗어난다.

예를 들어 전입신고를 통해 확정일자를 받은 후 해당 집에 거주하던 임차인의 집주인이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을 매매하면, 임차인은 새로운 집주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전 집주인에게 따로 연락할 필요 없이, 등기부등본에 새롭게 올라온 소유자가 임대인으로서 반환 책임을 지게 된다.

문제는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이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중간에 거주지의 주소를 옮겨 대항력 요건이 깨진 경우, 임차인은 바뀐 집주인에게 자신의 임차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이때는 계약 상대였던 이전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을 청구해야 하는데,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 여기서 짚어 둘 점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서로 다른 요건이라는 사실이다.

대항력은 점유와 전입신고만으로 발생하지만, 우선변제권은 여기에 더해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까지 받아야 인정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함께 갖춰 두면 대항력에 더해 우선변제권까지 확보돼,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배당에서 앞선 순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임차인이 반드시 새 집주인과의 임대차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 승계를 원하지 않을 경우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를 제기해 임대차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때는 이전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의무가 그대로 남는다. 즉 임차인은 상황에 따라 새 집주인에게 청구할지, 이의를 제기하고 이전 집주인에게 청구할지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기가 다가올 때의 대응 순서는 집주인이 바뀐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묵시적 갱신을 피하려면 전세계약 만기 2개월 전까지 내용증명으로 계약 해지·갱신 거절 의사를 통보하고, 이후에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으면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점검한 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전세금반환소송 돌입도 검토해야 한다.

다만 이때 해지·갱신 거절을 통보할 상대는 계약서상의 이전 집주인이 아니라 현재의 임대인, 즉 새 집주인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바뀐 소유자의 인적사항은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확인할 수 있으므로, 통보 전에 현재 소유자를 먼저 특정해 두는 것이 좋다.

엄 변호사는 “청구 상대를 잘못 정하면 소송이 헛돌 수 있는 만큼, 승계 여부와 이의 제기의 실익을 따져 대응 방향을 정한 뒤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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