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령 700만원 부부도 흔들렸다···"집 지금 사야" "생활 빠듯" [머니설계사무소]
내집마련 위한 대출 고민 시기
핵심은 집값이나 대출 한도 아냐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따져봐야
출산 고려해 월 현금흐름 계산 필요

하지만 고금리 시대가 찾아왔고, 대출 제도가 복합해진 현 상황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매달 얼마까지 감당할 수 있느냐'다. 미래의 집값 상승 여력에만 초점을 맞추다간 당장의 재무 상황이 삐걱거릴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소비도 과하지 않았고 매달 300만원가량은 저축이 가능했다. 이외 청약통장과 예·적금, 상장지수펀드(ETF)도 일부 보유하고 있었다. 문제는 '내 집 마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며 불거졌다.
민준씨는 "지금 못 사면 더 늦는 거 아닐까"라며 걱정했고, 서연씨는 "아이 계획도 있는데 대출을 과도하게 일으키면 생활이 빠듯해질 수 있다"며 이를 만류했다. 어느 한쪽이 모두 맞지도, 전부 틀리지도 않다. 균열은 의견의 불일치가 아닌 판단 기준의 부재에서 생겼다.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원이라면 원리금 상환 한도는 4000만원, 월 기준 약 333만원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뿐 아니라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등 모든 금융부채 원리금을 합산한 수치다.
스트레스 DSR도 봐야 한다. 실제 대출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해 미래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반영하는 제도로, 지난해 10월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 하한이 1.5%에서 3.0%로 상향되는 대책이 나왔다. 금리가 낮아져도 예전처럼 대출 한도는 늘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이들 부부의 대출 금액은 규제지역인지, 생애최초 요건을 충족하는지, 정책대출 이용이 가능한지 여부 등에 따라 상이해진다. 같은 7억원짜리 집이라도 받을 수 있는 주담대 한도가 다르고, 적용 금리가 차이날 수밖에 없다. 조 설계사는 "물어야 할 것은 어느 지역에 살고 싶은가가 아니다"라며 "종합적 여건을 따진 대출 한도는 얼마인가이다"라고 강조했다.
조 설계사는 "내 집 마련은 지금 살 수 있느냐보다 소득이 줄어도 가계 재무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에 그가 처음 제시한 원칙은 "매수 가격 상한선을 정하라"였다.
그 한도는 세 가지 조건을 고려해 설정하면 된다. △DSR 기준상 가능한 대출금액 △스트레스 DSR을 반영해도 가능한 대출금액 △출산 이후 현금흐름에서도 버틸 수 있는 월 상환액 등이다. 주택 매입 후 남겨야 할 비상자금, 생활비, 육아 예비자금 등도 고려해야 한다. 집에 모든 현금을 오롯이 투입해선 안 된다.
조 설계사는 내 집 마련을 급히 추진하기보다 전세 연장도 고려해보라고 했다. 매달 300만원이라면 2년 간 7200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다. 다만 이 기간 전세대출 금리와 보증갱신 가능성 확인, 전세보증보험 가입 여부 점검, 주택자금과 투자금의 분리, 2년 뒤 매수할 주택의 지역·가격·조건 설정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조 설계사는 "집값은 누구도 확실히 예측할 수 없지만 부부의 소득, 지출, 저축 가능액, 자녀 계획, 감당 가능한 대출 규모는 계산할 수 있다"며 "내 집 마련의 핵심은 그 집을 오래 지킬 수 있는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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