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금융] ㊥ 은행은 예금을, 운용사는 펀드를···월가가 토큰을 쓰는 법

박소연 기자 2026. 7.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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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예금토큰으로 기업결제 대응
운용사는 MMF 활용 범위 확대
승부처는 발행보다 플랫폼 연결성
글로벌 금융사들이 각자의 사업 영역에 맞춰 서로 다른 방식으로 토큰화에 뛰어들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ChatGPT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각자의 사업 영역에 맞춰 서로 다른 방식으로 토큰화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은 예금과 기업 자금이동을 블록체인에 올리고 자산운용사는 펀드 지분을 토큰으로 발행한다. 각 금융회사가 토큰화를 바라보는 목적도 다르다. 은행에는 예금과 결제망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고, 자산운용사에는 펀드의 판매·이전·담보 활용 범위를 넓힐 기회다.

공통점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사업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상품이 가진 법적 권리와 규제 체계를 유지하면서 거래시간과 결제 방식, 자산 활용 범위를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은행이 토큰화하는 것은 '예금'

글로벌 은행권에서 가장 앞서 상용화가 진행된 분야는 토큰화 예금이다. 고객이 은행에 맡긴 예금을 블록체인에서 이전할 수 있는 토큰 형태로 표시하고 기업 간 지급이나 유동성 관리, 금융자산 결제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JP모건의 블록체인 사업 부문인 키넥시스는 출범 후 누적 3조 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다. 이후 호주달러·홍콩달러·엔화·위안화·싱가포르달러를 추가하면서 블록체인 예금계좌가 지원하는 통화를 8개로 늘렸다. 기관 고객은 지원되는 통화 간 거래에 프로그래밍 가능한 결제 기능을 적용해 재무·유동성 관리를 자동화하고 결제 과정을 업무 운영과 연계할 수 있다.

JP모건은 은행 내부 블록체인망에 그치지 않고 퍼블릭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방식도 택했다. 달러 예금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JPM코인'은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네트워크인 베이스에서 JP모건의 기관 고객에게 제공되고 있다. 기관 고객은 이를 이용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자금을 이전하고, 담보를 제공하거나 거래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이용하지만 거래에는 검증된 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은행들이 토큰화 예금에 투자하는 이유는 기업 고객의 자금이동 방식이 바뀌면 은행의 핵심 사업인 예금과 결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주말과 심야에도 자산을 거래하지만 은행 송금과 외환거래는 영업시간이나 국가별 결제망의 운영시간에 제약받는다.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이나 비은행 플랫폼을 이용해 자금을 옮기기 시작하면 은행의 결제망과 예금계좌를 거치지 않는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

예금토큰은 기존 은행 예금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블록체인의 24시간 이전과 자동화 기능을 결합하려는 대응이다. 고객확인과 자금세탁 방지, 계좌 관리 등은 기존 은행 체계에서 수행하고 자금의 이동과 결제 조건은 블록체인에서 처리한다. 은행마다 별도의 네트워크를 운영하면 이용 범위가 해당 은행 고객이나 제휴 기관으로 제한될 수 있다.

펀드 지분은 '움직이는 담보'로

자산운용사는 국채와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토큰화를 확대하고 있다. 펀드 지분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전하거나 관련 플랫폼이 지원할 경우 금융거래의 담보로 활용하는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2021년부터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거래와 주주명부를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있다. 펀드 한 주는 '벤지' 토큰 한 개로 표시되며,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이 펀드 지분의 보유와 이전 기록을 관리한다.

활용 범위도 펀드 매매를 넘어섰다. 올해 2월부터 일부 기관투자자는 벤지 플랫폼에서 발행된 토큰화 MMF를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 거래의 담보로 사용할 수 있다. 펀드 지분은 거래소로 직접 옮기지 않고 규제받는 수탁기관에 보관한 채 담보가치만 거래 환경에 반영된다. 6월에는 기관투자자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MMF 사이를 블록체인상에서 전환할 수 있도록 벤지 플랫폼과 문페이의 기관용 거래 인프라를 연계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이러한 활용은 토큰화 펀드의 범위가 펀드 매매를 넘어 자금관리와 담보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큰화 MMF가 은행 예금이나 현금과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는 펀드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고 기초자산 가격과 유동성, 운용사와 수탁기관의 운영 위험이 존재한다. 토큰을 이전할 수 있다는 사실도 펀드 지분을 매수할 상대방이나 환매 통로가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기존 펀드를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생기기 어렵다. 투자자가 어떤 거래 플랫폼에서 펀드를 살 수 있는지, 담보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필요할 때 현금이나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상품의 활용도를 결정한다. 최근 경쟁의 초점이 발행 규모뿐 아니라 거래소·수탁회사·지갑 사업자와의 연결로 옮겨가는 이유다.

'누가 토큰을 만드나'보다 중요한 연결망

글로벌 토큰화 경쟁은 은행과 자산운용사 가운데 한 업종이 다른 업종을 대체하는 방향으로만 전개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토큰화 펀드를 거래하려면 결제에 사용할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등이 필요하고 이를 담보로 활용하려면 가격평가와 수탁, 거래 플랫폼이 함께 연결돼야 한다.

향후 경쟁력을 가를 요소도 발행한 토큰의 개수보다 연결성에 가깝다. 특정 은행이나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토큰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는지, 기존 증권계좌와 호환되는지, 현금이나 예금토큰으로 안정적으로 결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현재 월가의 토큰화 경쟁은 기존 금융회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각자의 사업에 맞게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은행은 예금과 결제 관계를 유지하고 운용사는 펀드를 디지털 시장의 담보자산으로 확장하려 한다. 금융의 장부가 바뀌는 과정에서 누가 예금과 펀드, 수탁, 거래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연결할지가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

☞토큰화 예금: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에서 이전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디지털 토큰 형태로 표시한 것.

☞머니마켓펀드(MMF): 국채와 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수탁기관: 펀드나 기관투자자의 자산을 보관하고 거래·결제 내역을 관리하는 금융기관.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