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 특집기획_스포츠가 나라의 미래다] "패배 속에서도 빛난 투지" 라이진에서 가능성을 증명한 ROAD FC 이재훈



[STN뉴스] 오영미 기자┃국내 종합격투기 단체 ROAD FC 플라이급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대주 가운데 한 명인 이재훈(22·안산 SSMA 상승도장)이 일본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인 RIZIN Fighting Federation(라이진) 데뷔전을 마쳤다.
'차세대 플라이급 기대주'
이재훈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수식어다. 화끈한 타격과 거침없는 압박, 그리고 플라이급답지 않은 강한 펀치력을 앞세운 그는 2022년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 열린 굽네 ROAD FC 074에서는 갑작스러운 상대 교체와 체격적인 열세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1라운드 KO승을 거두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플라이급에서는 보기 드문 결정력을 보여준 그는 국내 팬들에게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선수"라는 기대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 지난 7월 18일 일본 히로시마 그린아레나에서 열린 RIZIN LANDMARK 15 in HIROSHIMA.
이재훈은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격투기 단체 RIZIN Fighting Federation(라이진) 무대에 처음으로 올랐다.
라이진은 2015년 출범한 일본 최고 수준의 종합격투기(MMA) 단체다. 과거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PRIDE FC와 DREAM의 계보를 잇는 무대로 평가받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이저 MMA 단체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세계 각국의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많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관문으로 여긴다.
이재훈의 일본 데뷔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달랐다. 세계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적극적인 경기 운영과 과감한 승부는 일본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내 팬들 역시 "패배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증명했다."라며 그의 다음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패배는 기록으로 남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더욱 선명해졌다. 첫 세계 무대를 경험한 이재훈은 이번 경기를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그리고 그는 앞으로 어떤 파이터를 꿈꾸고 있을까. 라이진 데뷔전을 마친 이재훈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먼저 라이진 데뷔전을 마친 소감부터 들려주세요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서 경기를 치렀는데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최대한 빨리 다시 라이진 무대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첫 해외 무대. 대부분의 선수가 긴장감을 먼저 이야기하지만, 이재훈은 달랐다. 오히려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Q. 일본 RIZIN 무대에 직접 올라보니 ROAD FC와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큰 차이는 관중 수였습니다. 정말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어요. 하지만 경기 자체나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ROAD FC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Q. 입장하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무엇이었습니까?
'드디어 내가 이런 큰 무대에서 싸우는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이재훈은 결과보다 '경험'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이야기했다. 패배를 돌아보는 그의 표정은 담담했고, 세계 무대에서 직접 부딪혀 본 경험이 앞으로 선수 생활에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Q. 경기를 다시 돌이켜본다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마지막 3라운드에서 상대에게 그로기가 왔을 때입니다. 그때 침착하게 운영하지 못하고 흥분해서 기회를 놓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또 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었을 때도 빨리 끝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디테일을 놓쳤던 부분이 많이 아쉽습니다.
Q. 가장 부족했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입니까?
체력분배였습니다. 경기하면서 체력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Q. 다시 같은 경기를 치른다면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찬스를 만들었을 때 조금 더 냉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면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습니다.
Q. 상대와 직접 싸워보니 예상과 달랐던 부분도 있었나요?
아니요. 준비했던 대로였고, 거의 모든 것이 예상했던 범위 안에 있었습니다.
패배를 돌아보면서도 그의 목소리에는 후회보다 배움이 더 많이 담겨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 직접 부딪혀 본 경험은 그에게 분명한 숙제를 남겼고, 동시에 더 높은 곳을 향한 확신도 심어줬다.
"타격에서는 충분히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훈은 경기에서 아쉬운 점은 인정했지만,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확신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말했다.
Q. 이번 경기에서 '이 부분만큼은 충분히 통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었나요?
타격적인 부분에서는 제가 압도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패배했지만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경험입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그 경험이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Q. 이번 라이진 경험이 앞으로 선수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나요?
지금보다 훨씬 침착한 선수가 될 것 같습니다. 또 경기 운영 능력이나 파이트 IQ도 많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더 성장해야 합니다"
라이진 데뷔전 이후 이재훈에게 가장 많이 따라붙는 말은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라는 평가였다. 패배했지만,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 타격과 과감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이어졌고, 팬들은 그의 다음 경기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Q. 팬들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평가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아직 한참 부족한 선수인데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분은 좋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깁니다.
Q. 앞으로도 지금처럼 공격적인 스타일을 유지할 계획인가요?
공격적인 스타일은 유지하되, MMA에 더 적합한 완성형 파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우면서 조금씩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내내 그는 "더 배우겠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세계 무대에서 무엇이 통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누구보다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었다.
그에게 라이진 데뷔전은 결과보다 성장의 과정이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응원해 준 사람들이었습니다"
패배는 누구에게나 아프다. 하지만, 어떤 선수는 패배에서 멈추고, 어떤 선수는 패배를 디딤돌로 삼는다. 이재훈은 후자였다.
Q. 경기 후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무엇입니까?
"왜 포기했지?"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한마디에는 후회보다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까지 끝낼 기회가 있었기에 더욱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Q. 이번 패배가 자신감을 잃게 만든 경기였나요, 아니면 더 성장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됐나요?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Q. 경기 영상을 다시 많이 돌려봤다고 들었습니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 찬스를 잡았던 장면을 정말 수도 없이 봤습니다. 그 장면을 계속 보면서 무엇을 놓쳤는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패배를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반복해서 영상을 보며 답을 찾고 있었다. 그런 모습은 아직 스물두 살인 젊은 파이터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한 번 알려주면 바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선수"
이재훈의 성장 뒤에는 안산 SSMA 상승도장의 꾸준한 지도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를 지켜본 지도자는 어떤 선수로 기억하고 있을까.

안산 SSMA 상승도장 엄영식 총감독
Q. 처음 이재훈 선수를 지도하셨을 때 '이 선수는 다르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습니까?
재훈이는 무엇보다 습득력이 뛰어난 선수입니다. 한 번만 알려줘도 바로 이해하고, 곧바로 자기 것으로 만들어 실행합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시간을 쪼개 훈련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합니다. 많은 프로 선수들보다 더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는 선수입니다.
패배를 슬퍼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부족한 점을 찾고 바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그런 태도가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저는 재훈이가 실력과 태도, 노력까지 모두 갖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반드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Q. 이번 라이진 데뷔전을 지도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경기 내용은 솔직히 조금 아쉬웠습니다. 재훈이는 상대를 끝내려는 본능이 굉장히 강한 선수입니다. 그러다 보니 준비했던 작전보다 본능적으로 움직인 부분이 있었고, 그 점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도 큰 부상이 있었는데, 테이핑하고 훈련을 이어갈 정도로 독한 선수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선수는 정말 크게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경기 중 본능만 조금 더 컨트롤할 수 있다면 국내 챔피언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라이진에 오른다면 더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재훈은 아직 자신의 완성도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패배를 인정하지만, 가능성은 의심하지 않았다.
Q. ROAD FC 챔피언, 라이진, UFC까지. 지금 가장 가까운 목표는 무엇입니까?
아직 가까운 목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더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선수인데도 늘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훈련해서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패배는 기록으로 남지만, 모든 패배가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이재훈의 라이진 데뷔전은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했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분명하게 확인한 경기였다.
인터뷰 내내 그는 패배를 변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배우겠다", "더 성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가능성을 확신하는 모습은 스물두 살 젊은 파이터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ROAD FC에서 성장해 라이진이라는 세계 무대를 경험한 이재훈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다음번 그가 다시 케이지에 오를 때, 이번 패배는 분명 더 큰 도약을 위한 밑거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의 발걸음을 격투기 팬들이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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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오영미 기자 ohym03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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