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훔쳐본 ‘그놈’ 내 카드로 현금인출…보상 신청했더니 돌아온 답은?

정호원 2026. 7. 2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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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여름 휴가철 소비자 유의사항 배포
카드회원의 비밀번호 관리책임(과실)로 인정
출국 전 결제 알림 카톡이나 카드사 앱 푸시 변경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 A씨는 휴가를 맞아 떠난 해외 여행지 키오스크에서 교통승차권을 사며 결제 비밀번호를 눌렀다. 곁에 있던 범죄자는 이를 지켜봤다. 잠시 뒤 카드는 소매치기당했고, 범인은 다른 ATM에서 450만원 상당의 현금을 인출했다. A씨는 곧바로 분실·도난 신고를 했고 카드사도 비자(Visa) 등 해외 브랜드사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과는 ‘보상 불가’였다. 비밀번호가 정확히 입력된 거래였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안전한 신용카드 이용 방식을 숙지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A씨의 사례와 같은 주요 분쟁사례를 바탕으로 신용카드 이용자 유의사항 8가지를 안내했다. 카드 부정결제 피해 예방과 사고 대처에 필요한 제도, 소비자 행동요령이 담겼다.

▶비밀번호 입력 거래는 보상 어려워 = 금감원에 따르면 비밀번호 입력이 수반된 오프라인 카드결제나 ATM 인출 분쟁은 통상 카드회원의 비밀번호 관리책임(과실)이 인정돼 카드사 보상이 어렵다. 해외 온라인 결제도 마찬가지로, 비밀번호 입력이나 휴대폰 인증이 수반된 본인인증거래는 보상하지 않는 경우가 다수다.

카드정보 탈취 경로도 다양하다. 한적한 곳에 설치된 ATM이나 사설 ATM에는 복제기(스키머)가 설치돼 마그네틱 선이 복제되거나, 불법 카메라로 키패드가 촬영돼 비밀번호가 유출될 수 있다. 해외 노점상·주점 등에서 카드를 다른 곳으로 가져가 IC칩을 떼어내 다른 카드에 옮겨 심는 위·변조 사례도 있다. 금감원은 공공장소 ATM에서 자판을 가리고, 결제 과정을 직접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해외 유심 쓰면 이상거래 탐지 알림 문자 알림 못 받아 = 해외 여행 중 금융 피해가 커지는 대표적 원인은 이상거래 탐지 알림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외 유심칩을 사용하면 국내 문자 알림서비스 수신이 불가능해, 부정결제가 반복돼도 인지가 늦어진다.

금감원은 출국 전 결제 알림을 카카오톡이나 카드사 앱 푸시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휴대전화번호가 바뀐 경우 카드사 앱에서 업데이트해야 하며, 카드사 앱과 분실신고센터 번호를 미리 확보해 두면 신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출국 시 ‘국내 부정결제 차단’, 국내 체류 시 ‘해외사용 안심설정’ =카드업권은 해외 체류 중 국내 부정결제 사례가 늘자 예방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부정결제 (선제)차단서비스’는 이용자가 국내 온라인·오프라인·현금서비스를 골라 차단하고, 이용한도(1회·1일)와 심야 거래차단 등 사용시간대를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외 직구 거래는 유지하면서 국내 오프라인 결제만 막는 식의 맞춤 설정이 가능하다.

카드사 모바일 앱과 고객센터,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고 한 번 신청하면 지속 적용된다. 현재 KB국민·현대카드 등이 이미 제공 중이며 하나·신한카드는 7월 말, 나머지 카드사는 하반기 중 시스템 구축을 마칠 예정이다.

반대로 국내에 머무는 이용자에게는 ‘해외사용 안심설정 서비스’가 있다. 온라인·오프라인·현금서비스, 이용국가, 이용한도, 이용기간 등 해외결제 범위를 직접 설정하는 방식이다. ‘해외출입국 정보활용 서비스’를 신청하면 카드사가 이용자 동의를 받아 법무부(출입국사무소)로부터 ‘출국 여부(Y/N)’ 정보만 제공받아 해외 의심거래 탐지에 활용한다.

▶ 현지 경찰 신고내역 없으면 피해 입증 난항 =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 제40조는 회원과 카드사가 분실·도난 조사에 상호 성실히 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고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사용한 것인지 부정결제인지 구분이 불가능하면 피해구제가 어렵다. 실제로 해외에서 발생한 740만원 규모의 결제에 대해 현지 경찰 신고내역 등 자료가 부족해 보상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금감원은 해외에서 분실·도난·위변조 피해가 발생하면 현지 수사기관에 신고해 사건사고 사실확인원(police report)을 발급받아 귀국 후 카드사에 제출하라고 밝혔다. 결제 시점의 통신사·구글맵 위치정보도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

가족 간 카드 대여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5조와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 제5조는 배우자·가족 등 타인이 카드를 이용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대여 대신 본인 명의의 가족회원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것을 권했다.

아울러 최근 해외이용객이 많이 이용하는 트래블카드는 선불 충전 방식으로, 신용카드와 적용 법이 달라 약관에 따라 카드 분실 신고 전에 발생한 피해 금액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 해외여행 중 트래블카드를 분실한 경우에는 앱 등을 통해 즉시 신고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 무인점포 카드 회수·일괄분실신고 활용해야 =국내에서는 무인점포 이용 후 실물카드를 회수하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가 지적됐다. 키오스크에 카드를 꽂아둔 채 자리를 뜨거나, 카페에서 자리를 맡으려 가방·지갑을 두고 비운 경우 모두 소비자 귀책사유(과실)가 인정된다.

여러 금융회사의 카드를 한꺼번에 잃어버렸다면 한 카드사에만 연락해도 된다. 일괄분실신고서비스를 통해 다른 카드사 분실신고까지 처리되며, 유선(ARS)과 각 카드사 홈페이지·모바일 앱에서 모두 가능하다. 각 카드사 앱의 ‘타사 카드 분실신고’ 메뉴나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어카운트인포’ 앱의 ‘내 카드 한눈에〉카드 분실 일괄신고’를 이용하면 된다.

▶ 온라인 강의 환불…할부항변권은 입증 필요 = 부정결제 외에 온라인 콘텐츠 결제 분쟁도 유의 대상으로 꼽혔다. 할부거래법상 할부항변권은 구매계약의 무효·취소·해제·해지·미제공이 입증돼야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강의가 이미 제공·개시된 경우 계약 위반 여부를 두고 당사자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카드사가 서비스 품질과 계약위반 여부를 직접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은 결제 전 강의 내용과 업체 평판, 중도해지·환불 규정 등 약관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계약불이행·품질·환불 관련 분쟁은 한국소비자원 상담·피해구제(국번 없이 1372)를 신청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중이라면>
▷해외 ATM 등 이용시 비밀번호 노출에 유의하세요
▷해외여행중 결제 및 이상거래탐지 알림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해외 분실·도난 발생 시 현지 경찰 신고 등 증빙을 준비하세요
▷가족에게 카드를 대여하는 대신에 가족회원 카드를 발급받으세요
▷해외출국시 국내결제 차단서비스를 통해 국내 부정결제를 예방하세요

<국내에 머무를 계획이라면>
▷해외사용 안심설정 서비스 등을 신청하여 해외 부정결제를 예방하세요
▷무인점포 이용시 카드회수에 유의하고, 분실시 즉시 신고하세요
▷온라인콘텐츠 결제는 결제 전에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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