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맙다"...실적 발표서 머스크가 이례적 '공개 감사' 표한 이유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메모리 반도체 주요 공급사들을 향해 이례적인 공개 감사를 표해 글로벌 반도체·IT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체 AI 칩 개발 계획을 설명하던 중 파운드리 및 메모리 협력사들을 직접 언급했다.
머스크는 "메모리를 우선 배정해 준 마이크론에 감사드린다"며 "현재 메모리 가격이 상당히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올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테슬라의 반도체 로드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칩 분야 작업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다시 한번 TSMC와 삼성전자, 그리고 마이크론의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상장기업 CEO가 실적 발표라는 공식석상에서 특정 공급업체의 실명을 잇달아 거론하며 공개 감사를 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한층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하고 있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파운드리 거두인 TSMC·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을 별도로 비중 있게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그동안 AI 열풍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용 프로세서가 자리 잡고 있었으나, 고도화된 AI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의 안정적 수급이 필수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날 설계부터 메모리, 노광 마스크 개발, 패키징, 테스트를 한곳에서 수행하는 자체 반도체 개발 시설 '테라팹(Terafab)' 구상도 함께 공개했다. 맞춤형 AI 칩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이 역시 충분한 첨단 메모리 확보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벤징가는 "머스크의 이번 발언은 AI 경쟁의 다음 병목현상이 프로세서 자체보다는 그 옆에 탑재되는 메모리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투자자들에게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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