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자자들, 충동적 도박꾼 됐다"…이코노미스트의 경고

강한빛 기자 2026. 7. 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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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심화…"증시 변동성 키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 출발한 2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 현황이 표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한국 증시와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를 두고 "카지노와 같다"고 꼬집었다.

23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투자 열풍을 집중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여정이었다"며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초 이후 거의 3배로 뛰었지만 올해 6월 이후 약 2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개인투자자들을 '충동적인 도박꾼'에 빗대며 금융당국이 투기적 거래로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증시 급등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열풍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점이 투자 수요를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매체에 따르면 두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약 2조달러(약 2930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및 관련 상품의 거래가 한국 증시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한 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놀라울 정도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고 사람들이 투자하고 싶어 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레버리지 ETF에 약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정해진 수익률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추가 매수하고 하락하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재조정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구조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자의 비용 부담을 높일 뿐 아니라 주가 급등락을 더욱 증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 하나만을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가장 위험한 상품으로 지목했다.

금융당국도 관련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과 관련해 "시장관리자로서 책임이 있어 책임을 달게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제도 도입을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후회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투자자들은 이미 이 매력적인 신상품에 깊이 빠져들었다"며 "금융당국이 이제 와서 아무리 후회하더라도 한국 투자자들을 카지노 밖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기본예탁금을 이달 말부터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지난 24일 "신속한 수요 안정을 위해 당초 8월 중 시행할 예정이던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이달 31일로 앞당겨 시행한다"고 밝혔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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