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도 없다, 재개발·재건축도 아니다"…서울 주택공급 어쩌나
오세훈 "순증효과 2.7배" 반박…보유세 강화 임박, 결국 세금·대출로 수요만 압박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과거에는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주택 단지나 신도시를 만들며 공급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이제는 서울에서 택지 개발을 하려 해도 마땅한 부지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서울 내 신규 택지를 통한 대규모 공급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재개발·재건축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건축의 경우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가구당 평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크게 많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재개발 역시 총입주 가구 수는 줄어드는 게 통상인 것 같다"며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품질 높은 주택이 공급되긴 하지만, 기존에 있는 주민 상당수가 떠나면서 총가구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주 과밀한 지역에서는 이게 과연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비사업이 서울의 공급 부족을 풀어줄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서울 공급 8~9할이 정비사업"…통계로 드러난 인식 차
그러나 토론회에 참석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통령의 정비사업 인식에 대해 "공급의 상당 부분이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이뤄지는 서울 주택시장의 구조적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의 주택 공급은 그동안 정비사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임대주택을 제외한 서울의 연도별 입주 물량 중 정비사업 비중은 2022년 78%, 2023년 87%, 2024년 81%, 2025년 91%에 달한다. 신규 택지 개발 여지가 사실상 소진된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사실상 유일한 공급 통로였던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과 재건축은 가구수가 줄어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정비사업의 공급 효용성을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재건축은 평균적으로 약 40% 수준의 주택이 순증하고 있으며, 재개발 역시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평균적으로 약 15% 수준의 공급 증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은 '외곽 택지와 3기 신도시 단축'뿐…결국 세금으로 수요 압박?
서울 내 신규택지는 부족한데 정비사업은 마땅치 않다면 과연 어떤 수단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집값을 잡을 수 있을 지 시선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수도권을 돌아볼 생각"이라며 서울 외곽에서 새로운 택지를 찾겠다고 밝혔다. 또한 3기 신도시 등 기존 주택공급 일정을 대폭 단축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서울 주택 수요를 바깥으로 유인하겠다는 계획인데, 과연 이것만으로 서울 주택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서울 공급부족은 서울에서 살고 싶은 이들이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당장은 공급보다는 세금과 금융으로 수요를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발표될 부동산 세제개편에 보유세 강화가 담길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면 (현재의) 세 배는 올려야 한다. 언젠가는 터질 문제"라며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주택담보대출 같은 가계대출 억제 기조를 고강도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언제까지 이런 방식으로 수요를 누르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24일 YTN 뉴스START에 출연해 "주택시장은 의식주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요를) 찍어 누르면 나중에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