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m 전봇대 꼭대기에 흑곰이 있어요!”…다급히 신고했지만 결국 감전사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야생동물국은 21일 오전 10시경 뉴멕시코주 글래드스톤 인근에서 전봇대 위에 곰이 올라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곰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가족과 함께 뉴멕시코주 레드리버에서 오클라호마주 방향으로 향하던 56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섀넌 멀렌스였다.
멀렌스는 “처음에는 눈앞에 보이는 광경을 믿을 수 없어 다시 한번 확인하려고 돌아봤다”며 “곰이 이미 죽은 줄 알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아직 살아 있는 상태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멀렌스는 약혼자가 911에 신고하는 동안 곰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신고 접수원은 곰을 그대로 두라고 안내하며, 진정제를 투여하거나 유인해 내려오게 할 경우 추락할 위험이 있어 당국이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지 상황실은 현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곰이 스스로 내려올 수 있도록 거리를 두고 지켜봐 달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많은 구경꾼들은 현장을 떠나지 않은 채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곰이 지상 약 7m높이의 전봇대 꼭대기에서 7200볼트의 고압 전선에 매달린 채 헐떡이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목격자인 로빈 도슨은 “곰이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봇대 꼭대기에 올라가 있었다”며 “아직 살아 있었지만 극심한 고통을 겪는 모습이었다. 길 건너편에서도 곰이 헐떡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도슨은 경찰이 출동하기를 30분 넘게 기다렸지만 아무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911에 신고했지만, 상황실로부터 “출동하는 인력은 없으며 곰이 스스로 내려올 수 있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전력회사 직원들과 유니언 카운티 보안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곰이 이미 감전돼 숨진 상태였다. 커티스 스카그스 유니언 카운티 보안관은 곰의 사체가 전봇대 아래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뉴멕시코주 야생동물국은 성명을 통해 “신고자에게 곰이 스스로 내려올 수 있도록 그대로 두라는 지시를 했고, 지역 상황실에도 시민들에게 곰을 자극하거나 접근하지 말라고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전봇대 주변에 차를 세우고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면서 곰은 전봇대 꼭대기에 계속 머물렀다”고 밝혔다.
한편 뉴멕시코에 서식하는 흑곰은 검은색뿐 아니라 갈색, 붉은색, 금발색 등 다양한 털색을 띠며, 그중 계피색이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주로 산악지대의 울창한 숲에서 서식한다.
다만 새로운 영역을 찾아 이동하는 어린 개체들은 기존 서식지를 벗어나 외곽 지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산악지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동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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