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의 주택 공급효과 확인됐지만…발목 잡는건 여전히 ‘속도’[집슐랭]

백주연 기자 2026. 7. 2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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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서울 정비사업 순증 5만5270가구
재건축 46.8%·재개발 6.0% 계획가구↑
의무임대·재초환·조합갈등·공사비까지
겹겹이 쌓인 지연 요인
주민동의·안전진단까지 합치면 준공까지 15~20년
서울시는 신통기획 2.0으로 속도전
재건축 사업 후 신규 공급 주택수
재개발 사업 후 신규 공급 주택수

정비사업이 서울 주택시장에 실질적인 공급 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됐지만, 정작 논의를 시작해 준공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장 20년에 달해 이 효과를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 도시정비사업 현황 자료 분석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서울에서 준공·완료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기존 주택 수는 7만3121가구였던 반면 신규 공급 주택 수는 12만8391가구로, 순수하게 늘어난 가구는 5만5270가구였다.

유형별로는 재건축이 4만5854가구에서 7만4003가구로, 재개발은 2만7267가구에서 5만4388가구로 각각 늘었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펴낸 ‘도시정비사업의 주택수급 영향 분석’ 보고서 역시 같은 방향의 결론을 내놨다. 보고서는 “도시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새로 건설되는 주택이 시장에 공급되며 용적률과 세대수 증가가 수반된다”고 밝히며, 정비사업을 주택 멸실 뒤 일정한 시차를 두고 신규 주택이 재공급되는 과정으로 규정했다. 국토부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서울 재건축은 계획 가구 수가 기존 대비 평균 46.8%(817가구→1199가구), 재개발은 평균 6.0%(1100가구→1166가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비사업의 주택 공급 기여도는 양적 증가뿐 아니라 질적 향상 측면에서도 크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속도다. 도시정비법이 시행된 2003년 7월 이후 지정돼 지난해 6월까지 준공된 서울 주거형 정비사업 226곳을 분석한 최찬용 단국대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정비구역 지정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인 계획 단계에 평균 3.65년, 사업시행인가부터 준공까지인 시행 단계에 평균 6.41년이 걸렸다. 전체 사업 기간은 평균 8.76년으로, 재개발(8.78년)과 재건축(8.72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이는 정비구역 지정 이후만 따진 수치다. 서울시 측은 주민동의율 확보와 안전진단 등 정비구역 지정 이전 절차까지 더하면 주택정비 논의를 시작해 준공까지 이르는 데 평균 15~20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업 속도를 갉아먹는 요인으로는 재개발 의무임대비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조합 내부 갈등, 공사비 인상 등이 거론된다. 이달 14일 열린 국토부 주택 공급 확대 방안 토론회에서 서울 지역 조합원들은 지역별 의무 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낮추는 등의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구로구 가리봉1구역 관계자에 따르면 재개발 의무임대와 용적률 상향에 따른 추가 임대 물량을 서울시·국토부가 전용면적 84㎡ 기준 1억5000만~2억원에 매입하지만, 실제 조성원가는 8억원에 달해 매입가가 조성원가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지역별 원가 구조를 반영해 임대비율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건축의 경우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초과분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재초환이 사업 추진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도 지연의 단골 원인으로, 최근 강남권 재건축 조합에서는 공사비 정산 문제로 조합장 해임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X 계정에 “재건축은 평균 약 40% 수준의 주택이 순증하고 있으며, 재개발도 서울시가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평균 약 15% 수준의 공급 증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가구 이상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정비사업에서 약 8만7000가구의 순증 효과가 예상되며, 이는 정부 1·29대책의 서울 공급 순증분 3만2000가구의 약 2.7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실제로 이 같은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부터 ‘신속통합기획 2.0(신통 2.0)’을 가동하고 있다. 추진위원회 구성 절차를 생략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동시에 처리하는 ‘쾌속통합’ 트랙을 새로 도입했으며, 85개 구역·8만5000가구를 핵심전략구역으로 지정해 우선 착공을 유도하고 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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